은행
“고객정보 내 집문서처럼”…수익구조 대전환
뉴스종합| 2014-02-06 11:13
‘신뢰받는 글로벌 금융그룹’ 뉴비전
고객정보보호부 · IT보안부 신설

亞 · 유럽 · 미주 등 대륙별 맞춤형 전략
2025년까지 해외 이익 40%로 확대
외환銀 인수 시너지 ‘글로벌 그룹’ 도약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새 비전으로‘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정했다.

특히 최근 카드사들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금융회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확산되면서, 하나금융은 신뢰도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 소비자를 철저하게 보호하지 않으면 글로벌 금융사로의 도약도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여기에 깔려 있다.

그런가 하면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기존 국내와 은행업 중심의 수익구조를 해외와 비은행으로 확대함으로써 지역과 권역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통해 국내 1위(이하 이익 기준), 아시아 5위(중국 제외), 세계 40위로 올라서고 그룹 브랜드 순위도 같은 수준으로 높이는 게 목표다.

▶“고객정보 집문서처럼 소중히”=하나금융지주 소속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 3일 고객정보 보호와 IT보안을 총괄하는 ‘고객정보보호본부’를 나란히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기존의 개인정보관리팀을 고객정보보호본부로 확대했다. 이 본부 안에 고객정보보호부와 IT보안부를 설치했다.

외환은행도 과거 준법지원부와 IT본부에 각각 속해 있던 정보보호팀과 IT정보보안실을 고객정보보호본부로 소속을 변경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고객정보를 우리 집문서 다루듯 귀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정보보호와 IT보안을 단일 조직체계에서 효율적으로 일관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해 다른 경쟁사들보다 열심히 뛰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금융 소비자 권익보호헌장’을 선포한 데 이어 금융 소비자 보호업무 담당 부서의 역량을 강화했다.


전담 변호사도 채용해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법률 지원을 가능하게 했다. 또 전국 모든 영업점에 금융 소비자 보호를 전담하는 책임자를 한명씩 배치했다. 외환은행 역시 지난해 5월부터 매달 셋째주 화요일을 ‘건강한 금융 검진의 날’로 정하고 전 영업점이 고객만족, 법규준수, 금융 소비자 권익보호 항목을 자체 점검하고 있다.

▶‘해외ㆍ비은행’ 수익구조로 전환=하나금융은 수익 다변화를 위해 2025년까지 해외 이익 비중을 40%로, 비(非)은행 부문 이익 비중을 30%로 늘리기로 했다.

2012년 2370억원으로 그룹 전체의 15.7%를 차지하는데 불과한 해외 이익을 2025년에는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그룹의 전체 이익(세전 기준)을 1조9580억원에서 6조원까지 늘려 해외 이익의 비중을 40%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나금융은 이를 위해 중화권(중국ㆍ화교), 아시아, 유럽, 미주 등 4개 대륙별 진출 전략을 만들어 지점ㆍ법인을 만들거나 현지 금융회사와 합작 또는 인수ㆍ합병(M&A)을 추진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경쟁은 의미가 없다”며 “세계 초일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태<가운데>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달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그룹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라는 그룹의 뉴비전을 발표하고 전략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하나금융]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로 해외 진출의 전기를 맞았다고 보고 있다. 외환은행의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가 그룹의 자산이 됐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24개국 127개 법인ㆍ지점ㆍ사무소를 둔 해외 네트워크를 앞으로 300개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지역을 방문, 중동 네트워크 강화에 일찌감치 나섰다. 김종준 하나은행장도 연초 하나은행 뉴욕지점을 찾는 등 미국지역 영업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아울러 보험ㆍ증권ㆍ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이익을 1720억원에서 2025년 1조5000억원으로 대폭 증가시킬 계획이다. 비은행 이익 규모는 9배로, 비중은 11.4%에서 30%로 키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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