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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빅토리! 빅토르 안”…그래도, 그대를 응원합니다
엔터테인먼트| 2014-02-07 11:22
소치를 빛낼 해외스타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메달 순위만큼이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해외 스타들의 활약이다. 자칫 메달 순위 경쟁에만 매몰될 수 있는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4년 만에 돌아온 겨울 축제가 한층 더 즐거워진다. 김연아의 은반 위 황홀한 연기에 전 세계인이 열광하듯 선수들의 피땀 어린 열정의 결과물은 승패에 관계없이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이번 대회를 뜨겁게 달궈줄 해외 스타들의 면면을 돌아본다.

▶아사다 마오, 4년 만에 와신상담 성공할까=국민으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해외 스타는 단연 여자 피겨스케이팅에 출전하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24)다. 아사다는 주니어 시절부터 김연아(24)와 엎치락뒤치락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지만, 지난 2010 밴쿠버 대회에선 김연아에게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다. 아사다와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다. 따라서 이번 동계올림픽 무대가 두 라이벌의 마지막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별에서 온 스노보더’ 숀 화이트 3연패할까=스노보드 세계랭킹 1위인 미국의 숀 화이트(28)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3연패를 노린다. 화이트는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화려한 공중회전과 점프 기술을 구사해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화이트는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에 이어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도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부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화이트를 저지할 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아 그의 3연패가 유력시되고 있다.

▶12년 만에 돌아온 자메이카 ‘쿨러닝’=할리우드 영화 ‘쿨러닝’의 주인공으로 유명세를 탔던 자메이카의 봅슬레이 대표팀이 12년 만에 다시 ‘쿨러닝’을 재현한다. 자메이카 대표팀은 열대지방 출신이라는 치명적인 한계에도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1988년 캘거리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이후 자메이카 대표팀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까지 꾸준히 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메달권에 들기도 했지만 2006년 토리노와 2010년 밴쿠버 대회 진출엔 실패했다.

▶한국 대표팀 노리는 ‘흑색 탄환’=미국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샤니 데이비스(33)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새 역사를 써온 선수다. 지난 2006 토리노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출전해 흑인 선수 최초로 동계올림픽 개인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2010 밴쿠버 대회에도 출전해 2연패를 달성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무려 8차례 세계기록을 세운 그는 현재 1000m(1분06초42)와 1500m(1분41초04)에서 세계기록을 갖고 있다. 한국의 모태범(25)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하늘을 달리는 열도의 소녀=이번 대회에 신설된 여자 스키점프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는 일본의 다카나시 사라(18)다. 일본의 최연소 스키점프 대표인 그는 지난 2012년 청소년 대회를 휩쓴 뒤 2013년 세계선수권 혼성 부문 금메달, 여자 개인 은메달을 차지하고 노르웨이와 독일에서 열린 두 차례의 월드컵에서 잇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김연아 등과 함께 BBC 선정 ‘금메달이 예상되는 1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두고두고 아쉬울 이름 ‘빅토르 안’=이번 대회에선 어떤 선수를 응원해야 할지 선택하기 어려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러시아의 빅토르 안(28ㆍ한국명 안현수)이 쇼트트랙에서 대한민국 대표팀과 금메달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내며 한국 스포츠 사상 첫 올림픽 3관왕이라는 역사를 썼지만, 빙상계의 고질적인 파벌싸움에 휘말린 끝에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해 국민적인 안타까움을 샀다. 그가 모국의 후배들을 따돌리고 다시 한 번 시상대 위에 우뚝 서게 될지 주목된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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