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메이지 유신은 일본의 마지막 막부 시대인 300년 도쿠가와 막부 체제를 무너뜨리고 천황친정 형태의 중앙집권적 근대 국가를 이룬 정치ㆍ사회적 대변혁이었다. 이 변혁의 중심에 선 많은 인물들 중 사카모토 료마는 봉건 체제의 뿌리 깊은 계급의식과 신분의 벽을 깨고 시대의 한 획을 그은 공로로 일본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저명한 동양사학자이자 일본 근현대사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마리우스 잰슨의 베스트셀러를 완역한 이 책은 격동의 시기에 대한 방대한 자료와 상세한 서술로 서구뿐만 아니라 일본 학자들 사이에서도 일본 근현대사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저자는 에도 막부의 말기적 상황, 서구 열강들의 개항 요구, 권력다툼과 계급 간 갈등, 정치ㆍ사회 개혁 등 유신 전후의 시대 상황을 보여 주면서 메이지 유신의 발생과 과정, 결과를 폭넓게 풀어 나간다.
일본 시코쿠 고치 현 지방의 하급 무사 출신인 료마는 에도 막부의 마지막 쇼군이 받아들인 주청의 초안자로 막부의 통치권을 천황에게 돌려주는 대정봉환을 이루어 냈다. 또한 그는 메이지 신정부 강령의 모태가 되는 선중팔책을 작성해 메이지 유신의 실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지만 막부의 마지막 쇼군 하야 직후 암살됐다. 료마의 암살은 일본인들이 그를 더욱 신비하고 전설적인 인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저자는 사카모토 료마와 그의 친구이자 메이지 유신의 중요한 조력자인 나카오카 신타로 및 유신 주역들의 업적과 사상을 살펴보며, 메이지 유신이 가져온 변화보다 그 의미와 원동력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유신의 전개 과정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한다. 또한 역사적 배경뿐 아니라 지금까지 남아있는 인물들의 서신 등 섬세한 기록 등이 책에 담겨 있어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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