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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해에 무릎꿇은 FTA 무관세...국산 과일 웃었다
뉴스종합| 2014-02-10 09:00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올해 1월부터 처음으로 무관세가 적용된 ‘칠레산 포도’가 이상 기후로 인한 냉해 피해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까지 칠레산 포도에 적용됐던 4.1%의 관세율이 없어졌지만 오히려 가격은 급등하고 있는 것. 무관세 혜택 효과가 거의 없어진 셈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올 1월 가락시장에서 수입포도는 8㎏ 상품기준으로 평균 4만3048원원에 거래됐다. 4.1%의 관세율이 적용됐던 지난해 1월 4만1184원 보다 오히려 2000원 가량 가격이 뛴 것이다. 특히 1월 말(23일~29일) 수입포도 가격은 4만9010원으로 지난해 1월 평균 가격보다 19%나 급등했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에서도 ‘칠레산 포도(1.2㎏)’는 지난해 보다 10% 오른 1만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무관세 혜택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칠레산 포도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칠레 현지의 냉해 피해 때문이다.

냉해 피해로 가격이 오르기는 미국산 오렌지도 마찬가지다. 북미 한파로 캘리포니아 산지가 냉해 피해를 입은 탓에 수입량이 35% 감소했다. 이 때문에 ‘네이블 오렌지(18㎏/상)’ 가격은 5만3728원으로 작년보다 무려 50% 이상 폭등했다. 오렌지의 경우 한-미 FTA 발효로 오는 3월부터 지난해 보다 5% 낮아진 20% 관세가 적용되지만, 냉해에 관세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이처럼 냉해 피해로 주요 수입 과일 가격이 고공 행진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국산 과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작황이 좋아 출아량이 늘며 가격이 저렴해진 국산 과일에 소비자들의 손길이 가고 있는 것.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7일 기준 ‘딸기 설향(2㎏/상)’의 도매가격은 1만6804원으로 작년 2만2635원과 비교해 27% 가량 하락했고, ‘배 신고(15㎏/상)’ 역시 3만9991원으로 작년 6만2398원 보다 무려 35% 가량 떨어졌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1월부터 2월 8일까지 매출 역시 ‘딸기’가 9.6%, ‘배’ 13.5%, ‘토마토’가 20.6% 신장하는 등 국산 과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 과일인 ‘오렌지’ 매출은 작년보다 7.8% 감소했으며, 대체 품목인 국산 과일인 ‘감귤’은 4.6% 증가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미국이 냉해 피해를 입었던 당시에도 이 같은 가격 역전현상이 나타나 3~5월 오렌지 매출은 전년 대비 62.4% 크게 감소한 반면, ‘감귤’은 22.8% 신장세를 보였다.

한편, 올해는 봄 시즌 국산 과일이 조기 출하되면서 그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기청에 따르면 올 겨울 평균 기온은 12월 영하 0.2도, 1월 영하 1도로, 작년 12월 영하 4.1도, 1월 영하 3.4도와 비교해 4도 가량 높은 기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늦가을 더위로 딸기가 제철보다 2~3주 가량 앞선 11월 초에 조기 출하된 것처럼 봄 시즌을 앞둔 국산 과일이 조기에 선보여지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보통 2월 초부터 출하되는 참외가 올해는 열흘 가량 앞선 1월 중순에 첫 출하돼 대형마트에서도 작년보다 보름 앞당겨진 2월 초 첫 선을 보였다.

신경환 롯데마트 과일팀장은 “올 1월부터 칠레 포도에 무관세가 적용됐음에도 냉해 피해로 수입포도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봄 시즌 조기 출하되는 국산 과일을 비롯해 대체 품목들을 다양하게 선보여 가격 부담을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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