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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 대형마트도…쌓이는 재고에 ‘눈물의 떨이’
뉴스종합| 2014-02-11 09:17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창고 처분’ ‘눈물의 떨이’ 등 골목상권에서나 볼 법한 단어들이 콧대 높은 명품은 물론 대형마트까지 급습하고 있다. 명품시장은 늘어나는 신규 브랜드 숫자 만큼 소비가 따라가지 못해서, 그리고 대형마트는 영업규제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불황과 이상기온까지 겹치면서 창고마다 재고가 쌓이고 있는 것. ‘사상최대의 명품대전’ ‘최종가 대처분전’ 같은 수식어가 최근 유통가의 꼬리표가 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도 두 손 들었다 ‘눈물의 창고 비우기 대작전’=롯데마트는 이달 12일부터 26일까지 보름간 전점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최종가 대처분전’을 진행한다. 의류 잡화 및 수예 등 이월 상품을 비롯해 포장 등 패키지가 일부 훼손된 상품, 판매가 부진했던 생활용품, 시즌 행사 잔여 물량 등 롯데마트가 직매입한 가공ㆍ일상용품 전 품목이 망라돼 있다.

상품 수만 총 1만여점으로 4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롯데마트 전점에서 최종가 대처분전이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함께 의왕점, 부평역점 등 49개점의 경우엔 올해 안으로 가전 사업을 하이마트로 이관하는 데 따른 가전 상품 직매입 물량도 떨이 대상 목록에 올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엔 겨울철 날씨가 평년보다 따뜻해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의류와 수예 상품 등 부피가 큰 겨울철 재고 물량이 지난해 보다 약 30% 가까이 남았다“며 “거기다 경기불황과 대형마트 영업규제 등으로 인해 판매가 안되고 창고에 쌓이는 재고가 늘어나면서 전 점포를 대상으로 ‘최종가 대처분전’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이에대해 “장기 불황, 영업규제에 날씨까지 따뜻해 삼중고(三重苦)로 판매되지 않았던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로 ‘최종가 처분전’을 준비했다”며 “봄부터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롯데마트 입장에서는 완판을 목표로 준비한 파격적인 처분 행사”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눈물의 떨이’에 나선 셈이다. 


▶사상최대 명품대전...사실은 ‘재고’ 때문에=‘해외명품대전’이 열리던 지난 8일 롯데백화점 소공점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30대부터 60대까지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좀체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남성들도 문전성시 대열에 합류했다. 덕분에 롯데백화점은 이번 해외명품대전에서 60~70억원대의 매출을 거둬 짭짤한 재미를 봤으며, 현대백화점 역시 6~8일 해외패션대전에서 총 34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20억원보다 70%나 신장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백화점 3사가 일제히 설 대목이 끝나자 마자 이처럼 사상 최대의 명품대전에 나서고 있는 것도 ‘재고’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매년 2월과 8월 두차례 열리는 명품대전은 이번이 역대 최대규모다. 롯데 1200억원, 현대 700억원, 신세계 500억원 등 총 2400억원 물량 규모로 지난해 2월 명품대전 당시 보다 무려 60%나 커졌다. 게다가 지난해엔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휴고보스, 엘본더스타일블랙, 테드베이커 등 총 40여개 브랜드도 신규로 참여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명품 소비가 늘었다고는 하는데 실상은 명품 브랜드 숫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명품 브랜드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소비가 따라가지 못해 일부 브랜드의 경우 재고가 많이 쌓인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 또 다른 관계자도 “올해 명품세일 행사에 참가한 브랜드 수나 물량 규모가 역대 최고인 것은 사실은 지난해 경기불황에 잘 팔리지 않아 재고 물량이 많이 쌓여 있어 이를 백화점 할인 행사를 통해 재고를 처리하려는 업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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