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기업 사냥꾼’아이칸, 애플에‘백기’
뉴스종합| 2014-02-11 11:25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사진>이 애플에 백기를 들었다. 그동안 애플에 자사주 매입 공세를 펼쳤던 그가 돌연 입장을 바꿔 이 같은 요구를 철회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오는 28일 애플 주주총회를 앞두고 내려진 갑작스러운 결정에 시장은 그 배경이 과연 무언인지 주목하고 있다.
아이칸은 10일(현지시간) 애플 주주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고 “500억달러(약 53조62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 안건을 제출해 표 대결을 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우리가 요청한 자사주 매입 목표에 회사(애플)가 이미 이토록 근접했으므로 우리 제안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분을 매입한 기업의 경영에 적극 참여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 애플 경영진에 자사주를 1500억달러(약 160조8750억원) 매입해 주주들에게 보유 현금을 돌려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해왔다. 그 뒤 규모를 500억달러로 줄였으나 최근까지 공세를 굽히지 않았다.
아이칸의 ‘깜짝’ 입장 변화엔 하루 전날 나온 대형 의결권 자문회사 ISS의 권고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ISS는 9일 애플 주주들에게 “애플은 지난 2년 동안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막대한 규모의 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했다”며 28일 주주총회에서 애플의 자사주 매입 확대를 요구하는 아이칸의 제안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고한 바 있다.
실제 애플은 지난달 말 실적 발표 후 최근까지 자사주 140억달러 가량을 매입했으며, 이에 따라 최근 1년 간 애플의 자사주 매입 누적 규모는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애플은 오는 3월과 4월에도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쌓아놓고 있는 160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요구해왔던 아이칸이 패배를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이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애플 보유 지분을 계속 늘려 왔으며, 지난달 말 현재 애플 지분 규모가 4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