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반짝이는 눈물 그릇
라이프| 2014-02-12 11:13
수백개의 LED조명이 화려하게 빛난다. 어두운 실내, 시선을 잡아끄는 거대한 다이아몬드 형태의 조각이다. 반짝이는 조명이 거울처럼 빛나는 스테인리스에 비쳐 신비롭다. 볼록한 형태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릇처럼 오목하다. 과연 작가는 무엇을 담으려고 한 것일까.

이 작품은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프로젝트’에서 선보였던 이수경 작가의 ‘눈물’이다. 조선시대 광해군 때 인목대비가 5년간 유폐됐던 석어당에 설치돼 눈물과 한으로 세월을 보냈을 궁궐 속 여인들의 운명을 잘 나타냈다.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로 자리를 옮겨 ‘온ㆍ기(溫ㆍ技)’전에서 다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장소가 바뀌자 그 맥락적 의미도 달리 읽힌다. 근대의 출발이자 일제 병참기지였던 서울역에 설치된 ‘눈물’은 이제 여인들만의 한을 넘어 그 공간에 얽힌 모든 사람의 감정까지 담았다. 손으로 하나하나 작업했을 작가의 정성과 손재주가 감탄을 자아낸다. 3월 9일까지. 

이수경 ‘눈물’, 170×110×60㎝, 스테인리스스틸, LED, 2012.                                                        [사진제공=문화역서울284]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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