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카자흐스탄 통화가치 떨어지자 교민 피해 속출
뉴스종합| 2014-02-12 22:21
[헤럴드생생뉴스]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인 텡게화가치를 20% 내린 다음날인 12일,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과 교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알마티에서 사는 한 교민은 높은 이자에 끌려 텡게로 은행에 예금을 맡겼다가 하루아침에 1만달러(약 1061만원)를 손해보기도 했다.

카자흐 시중 은행들은 자국통화 가치보존을 위해 미국 달러 예금은 6%, 텡게화는 7~10%의 차별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다른 교민은 외상거래로 받을 돈만 1000만텡게(약 5750만원)여서 최소 1만2000달러(약 1270만원)의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알마티의 한식당들은 환율 인상으로 한국에서 들여오는 재료가격이 유통비 포함 두 배 가까이 뛰었지만, 주요 고객이 교민과 한국기업 주재원들이라 가격을 함부로 올리지 못해 애만 태우고 있다.

카자흐 경제 전문잡지인 밀리어네어(Millionaire)가 이날 조사 발표한 자료를 보면 평가절하조치로 총 국내예금자산 중 68억달러(약 7조2000억원)가 하루 새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자흐에서는 전체 예금 가운데 개인자산 비중이 커 시간이 지날수록 민간 부문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교민들 못지않게 한국기업들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주로 본사에서 달러로 들여온 운영자금을 절하조치 전에 환전했거나 한국으로 보내야 할 영업이익을 미처 달러로 바꾸지 못해 발생한 환손실로 울상을 짓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의 기업 이미지 탓에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밝힐 수 없어 내부적으로만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주알마티 한국기업 지상사협회 관계자들은 현재 손실보다도 앞으로 위축될 카자흐 내수시장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본사와 대책회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텡게화 절하조치로 한국기업들의 수출대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현지 진출 한국기업들은 현지시장을 재조사하고 무역보험을 가입하는 등 대비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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