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숙명의 라이벌 보잉과 에어버스의 아시아 수주전쟁, 아시아 항공사들은 출혈경쟁
뉴스종합| 2014-02-14 10:32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아시아 항공시장이 세계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과 에어버스의 치열한 전장(戰場)이 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발돋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두 라이벌 간 불꽃튀는 수주 대결이 예상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16일(현지시간) 진행되는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가 총 300억달러(약 32조원)의 항공기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에어버스는 이번 에어쇼에서 보잉의 대형 여객기 보잉 787 드림라이너에 대항하는 A350을 선보이며 아시아 시장의 3분의 1에 달하는 5500대의 항공기 주문이 밀려있다고 과시했다.

보잉, 에어버스 로고. [사진=각 사 홈페이지]

보잉 역시 신형 비행기를 도입하려는 태국의 녹에어에 보잉 737기 15대를 14억5000만달러에 판매하기로 해 실익을 챙겼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아시아 항운여객 시장은 2012년 전 세계 28%에서 2017년 32%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북미는 26%에서 24%로, 유럽은 24%에서 23%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항공 여행이 가능한 중산층 비율이 늘어나는 것도 항공 시장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비행기 여행이 가능한 소득 수준을 1만5000달러라고 평가했으며 2030년 소득이 1만5000달러를 넘는 인구가 10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 각국 항공사들은 대량의 비행기 도입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의 유일한 민간항공사인 비엣제트항공은 이번 쇼에서 에어버스 A320 63대를 주문했다. 가격은 90억달러에 이른다. 싱가포르항공도 A350을 70대 주문했다. 보잉과 에어버스에게 있어 싱가포르 에어쇼는 수주‘대어’를 낚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싱가포르 항공, 인도네시아 가루다 항공. [사진=각 사 홈페이지]

그러나 다른 쪽에선 항공기 도입 경쟁이 치열해지며 아시아 각국 항공사들의 수익감소, 조종사 양성 취약, 서비스 질 하락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항공사들의 확장 계획이 마진을 깎아먹고 있으며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조종사 및 기내 승무원 양성 등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엣제트는 대량의 항공기를 주문하면서도 11개 노선을 모두 외국인 조종사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항공 역시 지난해 4분기 탑승객 수는 더 늘어났지만 가격경쟁도 심화되면서 매출은 전년동기에 비해 2.7% 하락했다.

이밖에 항공사들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환율문제도 지적됐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각국 통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기 구매 및 대여 뿐만 아니라 항공유 거래에 달러화를 사용하게 될 경우 환율로 인한 리스크도 커진다. FT는 인도네시아 가루다 항공이 환율로 골치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 화물운송 시장 약세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IATA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3년 간 아시아 항공사들의 수익이 계속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항공사들의 총 순이익은 41억달러로 소폭 상승했으나 “화물 운송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IATA는 분석했다.

앤드류 허드먼 아시아-태평양 항공협회(AAPA) 전무는 “항공사들은 더 먼 미래를 봐야 하는 중”이라며 “항공기 제조업체들이 항공사들로 하여금 높은 위험을 감수하라는 (구매)압력으로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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