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잘나가는 美 대기업 CEO…평균 4.9년마다 직장 옮겨
뉴스종합| 2014-02-17 09:44
MBA 출신 50대 백인 남성 많아
HBR, 포천 100대기업 이력조사


‘잘나가는’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떤 ‘스펙’을 갖고 있을까. 만약 ‘50대 백인 남성’이라고 대답한다면 절반 이상은 맞춘 것이다. 경영전문대학원(MBA) 출신에 이직을 자주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정답에 더욱 근접해진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의 발표를 토대로 미국 100대 기업 CEO들은 공통적으로 ‘4년마다 한 번씩 직장을 바꾸는 경영전문대학원(MBA) 출신의 50대 백인 남성’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HBR이 포천 100대 기업 CEO들의 과거 이력을 조사한 결과, 가장 두드러지는 공통점은 ‘학력’이었다. 예상 밖으로 미국 동부 사립 명문대 모임인 ‘아이비리그’ 출신이 적었다. 100대 기업 CEO 가운데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 펜실베니아, 코넬, 다트머스 등 ‘아이비리그’ 6개 대학에서 학사를 마친 이는 2011년 10%에 불과했다. 지난 1980년 14%에서 2001년 10%로 처음 떨어진 뒤 10년 넘게 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주립대 학사 출신은 1980년 전체의 32%에서 2001년 48%로 늘었고, 2011년에는 과반수 이상인 55%를 차지했다. 해외 대학에서 공부한 경우도 11%나 됐다. 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스쿨의 피터 카펠리 교수는 “현재 CEO들이 대학에 입학한 60년대 후반과 70년대는 주립대의 ‘황금기’였다”며 “미시건이나 버클리 주립대 등이 멋진 캠퍼스를 짓고 아이비리그에 들어갈 만한 인재들을 끌어들이던 시절”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경영인이 되기 위한 발판인 MBA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 2011년 MBA 학위를 보유한 CEO는 전체의 65%에 달했다. 지난 1980년 46%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아이비리그 MBA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 아이비리그에서 MBA를 받은 경우는 약 25%에 달했다. 상위 20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이수한 경우도 40%에 육박했다.

아울러 상위 100대 기업 CEO들은 이직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한 직장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4.9년 밖에 되지 않았다. 이와 달리 은퇴할 때까지 첫 직장에 몸 담은 경우는 1980년에만 해도 50%를 넘었지만 2001년 45%로 50%대 미만으로 떨어진 데 이어, 2011년엔 3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여전히 남성 CEO의 비율이 높았지만, 여성의 기업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 문제는 과거와 달리 많이 해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포천 100대 기업에서 여성 CEO는 1980년엔 한 명도 없었다. 2001년 11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1년엔 17.7명으로 20%를 육박했다. 특히 CEO나 회장처럼 최고위직으로 승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여성이 평균 28년으로 남성(29년) 보다 짧았다. 최고 마케팅책임자(CMO)나 법무 자문위원 등 중간급 간부의 경우에도 여성의 승진기간은 23년으로 남성보다 3년이나 빨랐다.

외국인 CEO의 비율이 늘어난 것도 눈길을 끈다. 100대 기업 중 외국인 CEO의 비율은 2011년 11%로, 2%에 머물렀던 1980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