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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아사다 마오…김연아와 10년 경쟁 눈물로 ‘마침표’
헤럴드경제| 2014-02-20 11:40
앞에는 늘 그가 있었다. 완벽한 연기를 펼쳤을 때도 경기장에 환호가 울려 퍼졌을 때도, 그는 더욱더 완벽하게 해내었고, 더 많은 갈채를 받아냈다. 마지막 무대인 소치, 그곳에도 그가 있었다. 결국 아사다 마오(일본)는 은퇴 무대인 소치 올림픽에서도 동갑내기 김연아(24)를 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아사다는 첫 점프이자 ‘필살기’로 자부한 트리플악셀(3바퀴 반 점프)에 실패하며 엉덩방아를 찧었고, 이어진 트리플 플립에서도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아사다는 마지막 콤비네이션 점프는 제대로 이어 뛰지도 못한 채 감점을 받아들여야 했다. 아사다는 55.51점으로 16위에 머물며 시니어 데뷔 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실상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지난 10년간 동갑내기 맞수로 지낸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의 승부는, 결국 마지막 은퇴무대서도 김연아의 완승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인연은 2004년부터 시작됐다. 2004년 핀란드 헬싱키 국제빙상연맹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아사다와 김연아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아사다는 15세 나이에 이미 트리플 악셀을 뛰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09년부터는 상황이 역전됐다. 김연아가 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죽음의 무도’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뒤 격차는 더욱 멀어졌다. 시니어 무대서 모두 12차례 맞서 4승8패로 김연아에게 무릎을 꿇었다.

언제부터인가 아사다는 더 이상 김연아의 적수가 되지 않았다. 소치 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김연아의 경쟁자 후보군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하지만 아사다가 없었다면 ‘여제’ 김연아의 위엄이 더 빛이 났을까. 김연아는 지난해 12월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비교도 많이 받아왔고 라이벌 의식 같은 게 있었기 때문에 피하고 싶은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만큼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뛰어넘어야 할 ‘맞수’가 있어야 더 노력하는 법이다. 김연아가 세운 세계 신기록도 아사다를 뛰어넘으며 이뤄졌고, 아사다만 가진 무기인 ‘트리플 악셀’ 역시 김연아가 있었기에, 더욱더 강해졌다. 눈앞에 온 김연아의 2연패는 동갑내기 경쟁자 아사다가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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