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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돈 주고 정보 팔게 한 격’…SCㆍ씨티 대출모집수수료 타은행 2~3배
뉴스종합| 2014-02-21 09:30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지난해 말 은행권 최대 규모인 13만건의 고객 대출정보 유출로 파문을 일으킨 두 외국계 은행(SCㆍ씨티)의 대출모집인 수수료가 타 은행보다 2~3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유출의 핵심 경로였던 대출모집인에게 ‘비싼 돈 주고 정보 팔게 한 격’이란 지적이 나온다.

21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3년 3분기 기준으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대출모집인에게 지급한 수수료(담보ㆍ신용대출 평균) 비율은 각각 1.26%, 1.54%를 기록했다. 모집인이 1000만원 대출 실적을 거둘 경우 은행으로부터 각각 12만6000원, 15만4000원씩의 수수료를 챙겼다는 얘기다.

은행권(15개 시중은행) 평균 수수료율(0.48%)보다 각각 2.6배, 3.2배씩 높은 수준이다. 최저 수수료율을 기록한 국민은행(0.28%)보다 4~5배나 높고, 국민을 포함한 4대 은행(신한ㆍ하나ㆍ우리)의 평균 수수료율(0.30%)보다는 1%포인트 가량 높다.


대출모집인들은 고유의 네트워크를 활용, 은행이 위탁한 대출 상담이나 접수 등의 업무를 대리수행하고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점포 수가 적고 국내 영업망이 취약한 외국계 은행들은 모집인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 실적이 국내 은행 중 최고 수준이다.

따라서 모집인들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도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높은 수수료율은 결국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소비자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된다. 이 때문에 외국계 은행들이 모집을 통해 쉽게 대출실적을 올리려는 행태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모집인 수수료 시장의 규모는 수천억원대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따르면 2011년에는 2만2055명의 모집인이 6756억원의 수수료를 챙겼고, 2012년에는 1만8646명의 모집인에게 6157억원의 수수료가 돌아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만8342명의 모집인이 3006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제2금융권은 수수료율이 더 높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60개 저축은행의 평균 수수료율은 2.52%다. 18개 할부금융사의 평균 수수료율은 이보다 더 높은 2.89%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대출모집인 제도를 폐지해야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정보 노출 위험 뿐 아니라 대출모집인을 사칭한 금융사기가 계속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나름의 전문성을 갖고 금융회사의 비용 효율성에 기여한 인력을 단숨에 실직자로 내모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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