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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국 해외 네트워크 구축 발판…미래시장 개척 ‘글로벌 뱅크’ 박차
뉴스종합| 2014-02-21 11:03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이 한창인 요즘, 외환은행은 러시아 현지법인 설립 준비로 바쁘다.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란 그룹 비전을 제시한 하나금융그룹에서 해외사업과 관련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외환은행은 한국금융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주도적으로 대한민국 금융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좁다”=외환은행은 23개국 55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다. 외환은행은 이에 걸맞게 올해 ‘한국 최고의 글로벌 뱅크’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세계 경제가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외환은행은 전통적인 강점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만 머물던 한국 금융의 역할을 이제는 한국 경제 위상에 걸맞는 수준으로 확대해 가려는 도전이 바로 외환은행 비전의 본질이다. 외환은행은 지난해에만 터키 이스탄불사무소와 인도네시아 쯔룩출장소, 필리핀 클락지점, 일본 후쿠오카출장소, 중국 시칭지행 등 5개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오는 3월, 인도네시아 외환은행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합병해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인 ‘PT Bank KEB-HANA’를 출범시킨다.

또 상반기 중 호주 시드니지점과 러시아 현지법인, 인도 첸나이지점, 캐나다 법인소속 세 곳(벤쿠버 리치몬드 지점, 토론토 리치몬드힐 지점, 토론토 뉴욕 출장소), 하반기에는 미주 지역의 영업력 회복과 강화를 위해 LA지점과 애틀란타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유망 신시장 개척 및 선제적인 거점 확보를 위해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으로의 진출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이런 행보는 한국 최고의 글로벌 뱅크라는 명성을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9월 파이낸스아시아誌로부터 6년 연속 ‘한국 내 최우수 외국환 은행’, 글로벌파이낸스誌로부터 12년 연속 ‘한국 내 최우수 외국환은행’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재학 외환은행 해외사업그룹 전무는 “국내 은행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과거에 안주하고 미래를 향한 투자와 새로운 도전을 게을리한 금융기관들은 역사 속으로 조용하게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윤용로(왼쪽) 외환은행장이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마쉬렉은행(Mashreq Bank)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외환은행]

▶위기는 기회=외환은행에게 2014년은 도전의 해이자 기회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들이 위기 속에서 성장과 번영의 토대를 다졌던 것처럼 외환은행은 올해 다양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이를 위해 기업과 동반성장, 차별화된 서비스와 가치 제공, 혁신적인 미래 시장 개척 등 4개 축의 핵심 전략을 수립했다.

먼저 신흥시장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흥시장에 씨앗을 뿌리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위기 속에서의 네트워크 확장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이 있다고 외환은행은 보고 있다.

러시아 사무소의 법인 전환은 외환은행의 올해 첫 걸음이다. 또 미국 경제의 회복 전망으로 수혜를 받고 있는 멕시코에 사무소를 조기 설립해 한국계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양적 팽창에만 머물지 않는다.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한국 금융기관에게 미흡한 현지화는 풀어야 할 숙제다. 외환은행도 이를 모를리 없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한국 금융이 쌓아왔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글로벌 금융기관과 차별화된 현지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며 “금융기법과 시스템이 다소 낙후된 일부 지역에는 우리의 금융시스템을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특히 ‘이슬람금융 연구를 통한 차세대 먹거리 준비’라는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금융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의미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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