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스포츠
[위크엔드] 심석희, 두번째 대관식을 준비한다
엔터테인먼트| 2014-02-21 11:22
22일 1000m 준준결승 출전
종목 최강자 이변 없는한 2관왕
男대표팀 500m서 명예회복 도전

여자 3000m 계주에서 압도적인 아웃코스 추월로 한국 쇼트트랙에 첫 금메달을 안긴 ‘차세대 퀸’ 심석희(17ㆍ세화여고)가 여왕의 대관식을 준비한다. 바로 자신의 주종목인 1000m에서다.

심석희는 오는 22일(한국시간) 오전 1시48분 시작되는 여자 쇼트트랙 1000m 준준결승에서 소치 동계올림픽 2관왕에 도전한다.

지난 18일 열린 예선을 1위로 가뿐하게 통과한 심석희의 전망은 밝다. 현재 1000m에서 심석희의 적수는 없기 때문이다. 


2012년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심석희는 그해 열린 2012-201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000m에서 세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세 차례 월드컵서 1000m 정상을 밟았다. 이 종목 세계 랭킹에서 단연 1위다.

원동력은 뛰어난 신체조건이다.

심석희의 키는 174cm. 쇼트트랙 선수로는 꽤 큰 편이다.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지만 긴 다리를 앞세운 추진력이 일품이고, 순간적으로 치고나가는 힘이 좋다. 큰 체격 덕분에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유연성도 갖추고 있어 큰 키에도 자세가 굉장히 낮고 안정적이다. 심석희가 스타트가 중요한 500m보다 장거리에 속하는 1000m와 1500m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심적 부담을 내려놓았다.

이제 심석희에게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경기 운영이다. 1000m는 1분30∼31초 사이에 승부가 갈린다. 뒤로 한 번 처지면 추월할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출발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치고 나간 뒤 레이스를 이끄는 쪽이 유리하다. 처음부터 치고 나가면 자리다툼, 몸싸움, 충돌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선두권에 있으면 속도의 완급을 조절하면서 교묘하게 뒷주자의 힘을 뺄 수도 있다. 심석희는 순발력과 체력, 결단력의 3박자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공격적인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심석희와 함께 박승희(22·화성시청)도 금메달을 꿈꾼다. 밴쿠버 대회 1000m 동메달리스트인 그는 폭발적인 파워가 자랑이다. 소치에서도 상대 선수에 걸려 넘어지고도 500m 동메달을 땄다. 자신감을 회복한 박승희에게도 기대가 크다.

한편 이번 대회 노메달에 그치고 있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도 500m에서 설욕을 노린다.

500m 준준결승에 진출한 남자 대표팀 이한빈(26·성남시청)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 500m 준준결승 4조에서 맞붙는다. 박세영(21·단국대)은 2조에서 경기를 치른다.

소치올림픽 전 종목 메달을 꿈꾸는 안현수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남자대표팀의 분위기도 물이 올랐다.

이한빈은 최근 인터뷰에서 “근래 들어 컨디션이 가장 좋다”며 “여자대표팀이 금메달을 딴 이후 팀 전체 분위기가 상승세다. 500m에서는 변수가 많은데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승희의 남동생인 박세영 역시 각오가 대단하다. 그는 “500m는 (신다운에게) 양보를 받은 종목이다. 미안하지 않도록,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안현수는 역사에 도전한다. 안현수가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부터 획득한 메달은 총 6개(금4 동2). 역대 최다 메달 보유자인 중국 여자 쇼트트랙 스타 왕멍과 같다. 만약 안현수가 22일 차례로 열리는 500m와 계주 5000m에서 하나라도 메달 보태면 왕멍을 제치고 쇼트트랙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등극하게 된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