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스포츠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 갈라쇼에서 평화를 전하다
엔터테인먼트| 2014-02-23 09:02
김연아가 선수로 마지막 빙판에 섰다.

김연아는 2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수상자들의 갈라쇼에 스무번 째 순서로 등장했다.

▶인류 평화를 전한 마지막 무대=인류의 평화를 노래한 ‘이매진’의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어깨 부분을 파랗게 물들여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점차 연해져 흰색으로 변하는 의상을 입은 김연아의 연기가 펼쳐졌다.

이날 김연아의 무대는 대회에서 펼친 마지막 갈라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김연아는 아이스쇼 등에서 팬들에게 아름다운 연기를 선사할 예정이지만, 선수 생활에 작별을 고했기 때문에 대회 일정이 끝난 뒤 열리는 갈라 무대에 설일은 없다.

부드러운 스케이팅으로 링크를 활주한 김연아는 “모두가 오늘을 살아가는 것을 상상하라”는 구절에서 더블 악셀 점프와 특유의 ‘유나 스핀’을 선보였다.

김연아는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상상하라”는 구절에서 트리플 살코 점프를 시도했으나 타이밍이 맞지 않아 1회전으로 처리했다.

“당신도 함께해 세상이 하나가 되길 바란다”는 가사에서는 크게 편 두 팔을 끌어모으며 의미를 나눴다. 노래가 절정으로 향할수록 빙판을 누비며 팔을 뻗어 돌리는 김연아의 동작도 점차 커졌다.

“소유가 없다고 상상해 보라”는 노랫말과 함께 스파이럴 연기를 보여준 김연아는 마지막으로 “나를 몽상가라 부를 지 모른다”는 후렴구에서 다시 더블 악셀 점프를 선보였다.

노래가 끝나자 김연아는 다시 한 번 크게 팔을 뻗어 가슴으로 끌어안아 기도하듯 손을 모으는 동작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연기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모든 선수가 함께, 빙판에 등장한 피날레 무대에서 김연아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홍보’ 역할도 했다.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고 한가운데 모인 참가자들 사이에서 김연아가 링크 반대편으로 빠져나오자 스포트라이트가 그를 비췄고, 소치올림픽 로고 옆으로 평창올림픽의 로고가 선명히 드러났다.

평창올림픽의 로고와 김연아를 향해 관객은 다시 한 번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김연아는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속상하지 않다=판정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김연아는 “속상하지 않다”며 담당한 심정을 보였다. 김연아는 갈라쇼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계속 말씀드렸듯이 판정에 대해 끝나고 나서 되새겨본 적이 없다”면서 “나보다 주변에서 더 속상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가 어찌 됐든 경기가 잘 끝났다는 것이 만족스럽고, 항의한다고 해서 결과가 바뀔 것 같지 않다”면서 “억울하거나 속상한 마음은 없고,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프리스케이팅 경기뒤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서도 김연아는 “계속 분위기가 점수나 결과에 치우쳐 있다 보니 내 눈물의 이유를 그쪽으로 돌리는 것 같은데, 100% 솔직하게 눈물의 의미에 전혀 억울함이나 속상함은 없다”며 “믿어 주셔도 된다”고 오히려 웃었다.

김연아는 “금메달을 땄어도 그렇게 펑펑 울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맺혀온 것이 한 번에 터지는 의미의 눈물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제가 ‘괜찮은 척’을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정말 끝났다는 것으로 만족스럽다”면서 “대회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금메달의 욕심은 없었고 마지막 대회를 잘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선수로서는 마지막 갈라쇼를 마무리한 데 대해서는 “드디어 마지막 마무리를 해서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다”며 “이것도 공연이기 때문에 집중하느라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며 “한국에서도 또 공연을 할 것이기에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은 아무 생각 없다”며 “천천히 생각해도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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