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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메달보다 선수에 감동…평창선 ‘즐기는 올림픽’ 기대
엔터테인먼트| 2014-02-24 11:03
최다 출전 불구 톱10 진입은 실패
남자선수들 부진속 여장부들 활약
컬링·봅슬레이등 비인기종목 선전
아쉬움 속 4년후의 희망도 발견


아쉬움 속에서 희망을 봤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며 4년 뒤 평창에서 만날 것을 기약했다. 한국 대표팀은 당초 목표했던 종합순위 10위에 못미치는 13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컬링의 재발견 등 평창에서 피어날 희망도 함께 봤다.

▶3회 연속 톱10 진입은 실패=금메달 4개 이상과 3회 연속 종합순위 톱10 진입.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의 목표였다. 하지만 꿈은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다.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등 6개 종목에 역대 최다인 71명의 선수를 파견한 한국은 금메달 3, 은 3, 동 2개를 수확하며 종합순위 13위에 만족해야 했다.

기대했던 남자선수들이 부진한 가운데 여장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빙속여제’ 이상화(25ㆍ서울시청)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ㆍ2차 종합 74초70이라는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여유있게 2연패에 성공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도 밴쿠버 ‘노골드’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첫 경기인 500m 결승에 출전한 박승희(22ㆍ화성시청)가 두 번 연속 넘어지면서도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1500m에서는 심석희(17ㆍ세화여고)가 은메달을 따냈다. 이어 3000m 계주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심석희의 믿을 수 없는 막판 스퍼트로 짜릿한 금메달을 따냈다. 박승희와 심석희는 1000m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동메달을 추가했다. ‘피겨여왕’ 김연아(24)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서 편파판정 논란 속에 값진 은메달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이 함께 달린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은 빙속 단체종목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하며 노메달에 그칠 뻔했던 남자 선수들의 자존심을 살렸다.

▶컬링의 기적…희망 본 비인기종목=4년 뒤 평창에서 피어날 희망도 함께 봤다. 당초 1승만 해도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여자 컬링대표팀은 첫 올림픽 무디에서 3승6패로 8위에 올랐다. 스킵(주장) 김지선, 이슬비,신미성, 김은지, 엄민지(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영원한 맞수 일본을 꺾으며 올림픽 첫 승을 거뒀다. 홈팬의 열화같은 응원을 업은 개최국 러시아도 눌렀다. 세계 7위 미국과의 경기에서는 11-2로 크게 앞서 상대의 기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선전과 함께 열악한 훈련여건과 선수들의 애틋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국민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선수들은 ‘컬링돌’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4년 뒤 평창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혜성같이 나타난 신예들도 있었다. 모굴스키에 출전한 최재우(한체대)는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는 최초로 동계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으며 스키계의 ‘신성’으로 등극했다. 스켈레톤에서도 윤성빈(한체대)이 한국 썰매 종목을 통틀어 사상 최고 성적인 16위에 올랐다.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무한도전’도 빛을 발했다. 원윤종, 서영우(이상 경기연맹)가 이끄는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의 한국 A팀은 최종 18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경신하는 성과를 냈다.

▶러시아의, 러시아를 위한 동계올림픽=개최국 러시아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로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구소련 해체 후 유일하게 1위를 차지했던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금11ㆍ은8ㆍ동4) 이후 20년 만의 종합우승이자 역대 최고 성적이다. 대회 성공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고, 약 500억달러(54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를 보는 시선은 곱지않다. 먼저 도 넘은 홈 텃세로 의혹의 시선이 멈추지 않았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를 은메달로 밀어내고 우승한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대한 편파 판정 논란이 대표적 사례다. 11개 금메달 중 귀화 선수에 의한 금메달이 절반에 가까운 5개를 기록한 것도 종합우승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에서 귀화해 8년 만에 올림픽 3관왕에 오른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고, 스노보드 2관왕에 오른 빅 와일드도 미국에서 귀화해 러시아의 금 사냥을 도왔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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