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보잉 “787 드림라이너 초기 모델 사실 분 없나요?”
뉴스종합| 2014-02-25 17:10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글로벌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이 야심작 ‘787 드림라이너’ 기종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개발 초기에 처음 제작한 드림라이너 기종들이 팔리지 않은 채 창고에 쌓여 ‘골칫덩이’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재고로 남은 787 드림라이너 초기 기종은 총 11대다. 이들의 판매가격만 합쳐도 모두 11억달러(약 1조1800억원)에 달한다.

나중에 개발된 드림라이너에 비해 무겁고 비행거리도 짧은 이 초기 기종들은 전혀 빛을 보지 못한 채 시애틀 보잉 공장에 무려 4년 간이나 방치돼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보잉이 소위 ‘테러블 틴’(terrible teensㆍ끔찍한 10대)으로 불리는 초기 모델을 판매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한 건 아니다.

보잉은 최근까지 인도네시아 가루다 항공과 말레이시아항공(MAS), 중동과 남미 일부 항공사들과 접촉해 초기 787 기종 판매 계약을 두고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의 TA항공과는 판매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지난해 12월에 TA 측의 갑작스러운 변심으로 논의가 중단되면서 물거품이 됐다. 인도네시아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 멘타리 항공은 초기 787 기종 5대를 도입하려고 추진하다가 지난달 737 기종을 구입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전일본공수(ANA)의 보잉 787 드림라이너 [자료=위키피디아]

상황이 여의치 않자 최근엔 초기 기종의 성능 개량을 통해 판매를 유도하려고 안간힘이다.

익명을 요구한 보잉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시카고 보잉 본사에선 판매 촉진을 위해 787 구모델을 개조하기 시작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버지니아 소재 컨설팅업체 틸그룹의 리처드 애벌라피아 항공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수익이 나지 않는 항공기에 손을 댈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잉의 차세대 대형 여객기 787 드림라이너는 지난 2009년 미국에서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이어 2011년엔 미국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뒤 그해 12월 일본 항공사 전일본공수(ANA)에 처음 팔렸다.

하지만 충전기 배터리 이상, 전기 패널 화재 등 각종 기기 결함이 잇따라 발생,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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