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취재X파일]‘돈’ 좋아라 하시는 의사선생님들이 ‘돈’을 벌지 않으시겠다고 하는데요…
뉴스종합| 2014-03-01 18:58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의사선생님들이 돈을 벌지 않겠다고 합니다.

오는 10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합니다. 파업이라기보다는 의사선생님들끼리합의를해 집단 휴진을 하는 겁니다.

이유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의료관행을 바로잡겠다는 겁니다.

크게 원격진료 도입,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 건강보험제도 개선 등의 문제를 놓고 파업을 하는 겁니다.

원격진료 도입과 건강보험 제도는 의사선생님들이 돈을 더 벌고 싶다는 뜻을 보여줍니다.

국민들이 있어 그래서 국민들을 치료할 수 있어서 돈을 벌어왔던 의사선생님들이 돈을 더 벌겠다는 겁니다.

의사선생님들이 원격진료에 반대하는 피상적 이유는 국민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의사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크지 않습니다.

지방이나 산간, 도서, 오지 등에 있는 환자들이 병원까지 갈 수 없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런 환자들을 위해 원격진료를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의사선생님들은 국민들을,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며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돈’의 논리가 있습니다.

자신들의 수익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보험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험수가 불합리하다고 말하며 건강보험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건강보험제도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의사선생님들은 국민의 세금, 건강보험료로 거의 보전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고쳐야 한다고 말하며, 파업에 나섰습니다.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의 경우에 대해서는 일견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원 자체가 수익을 올리는 기관이 되지 않게 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여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의사선생님들은 무작정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파업이 얼마나 갈지 모릅니다. 10일부터 일단은 집단 휴진을 한다고 합니다.

얼마나 참여할지 모르지만, 돈을 벌지 않겠다고 하니 아픈 환자들, 아픈 국민들은 또 문 연 병원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파업을 했으니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도, 교통사고를 나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도 이제 병원을, 문 연 병원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투표를 무슨 1주일 동안 하는지도 참 어이 없습니다. 1주일동안 얼마나 투표 참여를 독려 했을지 뻔합니다.

전체의사 9만710명 중 4만8861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76.69%가 찬성을 했다고 합니다.

노환규 의사협회 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번 높은 투표 찬성률로 변화를 갈망하는 회원들의 절박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며 “집단 휴진의 방식과 기한 등은 곧 출범할 제2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절박하다…”, “갈망하다…”이런 표현은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닙니다.

하루 먹고 살 돈이 없고, 하루 열심히 일해도 1시간 5210원을 받는 이들, 폐지를 줍고, 박스를 줍는 이들, 새벽 출근해 하루 종일 화장실 청소를 하는 이들, 비오는 날에는 일감이 없는 이들…그들에게 필요한 단어가 바로 “절박하다, 갈망하다”입니다.

그들, 대한민국에서 최고 대우를 받으며,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그들, 의사선생님들에게 절박하다, 갈망하다라는 단어는 절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의사선생님들은 그들을 볼모로 해서 돈을 더 벌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숨긴 채 오히려 국민들을 위해 의료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며 파업에 나선다고 합니다.

누가 웃을 일입니다.

그들, 의사선생님들이 처음으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던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으매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의 은사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노라.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노라.

나의 위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생각하겠노라.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나는 인간의 생명을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존중히 여기겠노라.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이상의 서약을 나의 자유 의사로 나의 명예를 받들어 하노라.”라고요.

그러나 의사선생님들은 10일 집단 휴진을 하면서 위에 언급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전혀 무시하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의사협회에 “복지부와 논의해 마련한 협의결과를 책임감을 느끼고 함께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집단휴진이 강행되더라도 국민이 보건소, 병원,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는데 큰 불편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여튼 의사선생님들의 집단 휴진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위급한 환자들의 생명에 문제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okidoki@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