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신당추진위 중앙위원장의 신당 창당 통합 결정으로 6ㆍ4 지방선거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야권의 신당 창당 통합으로 선거판 자체가 ‘3자구도’에서 ‘양자구도’로 바뀐데다 야권에서 기초단체 공천 폐지를 결정하면서 기초단체 차원의 선거 판도도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판도가 바뀐 상황의 손익계산을 따져볼 때 광역단체는 후보 단일화와 기초공천 명분을 챙긴 야당이 유리해진 반면, 기초단체는 공천을 유지하며 실리를 챙긴 여권이 유리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광역단체는 야당 유리…박원순 최대 수혜=먼저 이번 야권 통합으로 지방선거에서 기대되던 새누리당의 어부지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야당 후보들간 표가 갈리면 단일 후보인 여당 후보에게 득이 될 수 있다는 어부지리 얘기다.그러나 야권 후보가 단일화하면 이같은 수혜를 입지 못한다. 특히 광역단체장 선거의 경우 정책보다는 당의 이미지가 선거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야당이 유리한 국면으로 돌아섰다.
먼저 야권 통합에 따른 후보 단일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인천, 강원도, 충남 등 민주당 인물이 광역단체장으로 있어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이들에게 힘이 실릴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안철수 측 새정치연합의 출마 가능성에 고심해야 했지만, 표 분열에 대한 걱정은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박 시장은 이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신당 창당 통합에 대해 “새정치와 국민통합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여망에 응답한 것“이라며 양측의 합의를 높게 평가했다. 또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통 큰 연대’의 큰 뜻을 정치권이 화답했다는 의미에서 공감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야권에서도 풀어야할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경기지사 후보의 경우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원혜영 의원과 김진표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서 안철수 측에서 영입에 공을 들여온 김상곤 경기도교육감도 출마할 계획이어서 당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찰음이 발생할 수 있다.
▶기초단체는 여당 유리…민주당 3만명 탈당 우려=이번에 신당 창당 통합 결정의 원동력이 된 것은 기초공천 폐지이다. 여기에 대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뜻이 맞으면서 신당 창당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기초공천 폐지는 신당 창당에는 자양분이 됐지만, 기초단체 선거에서는 야권에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 먼저 기초공천 폐지로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려던 후보자들의 탈당이 불가피해졌다. 최원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 운신의 폭이 넓은 새정치연합과 달리 민주당은 3만명 정도가 탈당, 골격이 흔들리게 돼 공당의 기초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이 크다”고 우려한 바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기초공천 유지, 상향식 공천 입장을 지키고 있어 기호 1번으로 선거에 나서게 된다. 기초공천을 폐지한 야권의 후보 난립과 달리 특정 후보에 대한 공천으로 당력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이자 지방선거 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은 “(실리를 떠나) 명분에서는 불리한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분명하다”며, “기초단체라고 다를 것 없으며, 지방선거 전체가 똑같이 불리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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