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경기 · 부산 ‘동문戰’…서울 ‘명문戰’…인천 ‘지역戰’
뉴스종합| 2014-03-07 11:21

거물급 정치인들의 6ㆍ4 지방선거 출마로 주요 광역단체장 판도가 요동치며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입후보자들의 출신 고등학교를 분석해보니 지역별로 묘한 관계가 포착돼 더욱 흥미를 더하고 있다. 경기지사와 부산시장에 나선 인물들은 동문 출신으로, 선후배 간 한판 전쟁을 예고한 상태다.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강남권과 강북권의 명문고 출신 간 대결도 눈길을 끈다. 인천이 배출한 새누리당 후보들은 타 지역 출신 민주당이 차지한 텃밭을 되찾겠다는 기세다.

▶남경필, 고교 대선배 김진표, 원혜영과 대결=현재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는 8명으로, 이 중 3명이 경복고등학교 출신이다. 41회 졸업생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가장 선배이고, 같은 당 원혜영 의원은 45회 졸업생이다. 여기에 최근 출마를 선언한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58회 졸업생이다. 여당의 유력 후보인 남 의원이 고교 대선배들인 야당 의원들과 맞붙는 상황이 된 것이다. 남 의원은 지난 6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김진표 선배님, 원혜영 선배님은 제가 인격적으로 참 존경하는 분들”이라며 깍듯하게 예우했다. 하지만 한참 후배인 그의 기세가 무섭다. 남 의원은 현재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과 원 의원 둘 모두에게 앞선 상태다. 한편 수원의 수성고 출신인 원유철 의원을 제외하면 이들 세 후보는 물론 나머지 경기지사 후보 모두 경기 지역과 연고가 없는 고교를 나온 것으로 는 나타났다. 여당 소속의 정병국 의원(서라벌고), 김영선 전 의원(신광여고), 야권 후보인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광주제일고),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배문고) 모두 비경기권의 고교를 나왔다.


▶경남고 출신 부산시장 20년 만에 나올까=부산시장 입후보자 중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세 명의 출마자는 공교롭게 경남고 출신이다. 권철현 전 주일대사가 19회 졸업해 가장 선배이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1회,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이 25회 졸업생이다. 이들이 나란히 부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지자 모교인 경남고에서는 20년 만의 부산시장 배출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1995년 민선 1기 문정수 전 시장 이후 마산고 출신의 허남식 현 시장이 부산시정 10년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고 출신 3인방은 모두 지난달 경남고 동문회인 ‘덕경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사립 명문 중앙고 정몽준 vs 전통 명문 경기고 박원순=차기 서울시장을 놓고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박원순 현 시장이 벌이는 선거전은 대결 그 자체로도 관심을 끌지만 출신고를 비교하면 사립 명문고 대 공립 명문고 간 대결로 관전할 수 있다. 정 의원은 1908년 문을 연 명문 사립고 중앙고를 나왔다. 반면 박 시장은 1900년 개교한 전통의 명문 경기고 출신이다. 경기고는 현재 강남으로 이전했지만 박 시장이 학교에 다닐 시기엔 현재 정독도서관 자리인 종로구 화동에 위치했었다. 중앙고 출신의 서울시장은 아직 없었다. 하지만 조순, 고건 등 경기고 출신 시장은 여러 명 배출됐다.


▶인천 출신 새누리당 후보 vs 非인천 민주당 후보=인천시장을 놓고 새누리당은 탈환, 민주당은 수성의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인천 지역 기반의 후보들이 호남 출신 민주당 후보들을 잡겠다고 벼르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인천시장 출마를 결심한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전 안행부 장관)은 인천 토박이로, 중구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명문 제물포고를 나왔다. 같은 당 이학재 의원도 1980년대 이후 급팽창한 부평 지역의 명문 부평고 출신이다. 반면 민주당 소속 송영길 현 시장과 같은 당 문병호 의원은 광주광역시 출신이다. 송 시장은 광주대동고를, 문 의원은 광주인성고를 나왔다. 새누리당 후보들은 인천이 키운 인물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역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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