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미국을 뒤흔든 한국 인디밴드
라이프| 2014-03-13 11:43
지난 12일(현지시간) 오전 0시20분 미국 텍사스 오스틴 시내의 클럽 ‘엘리시움’. 세계 최대 음악 쇼케이스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의 부대행사로 열린 ‘K-팝 나이트아웃’ 행사장에 세계적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1시간가량 가수 박재범과 현아의 공연을 관람한 뒤 자리를 떠난 가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K-팝, 데스메탈. 축제를 즐기는 사람이기 이전에 음악 애호가로서 나는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극찬을 남겼다.

그동안 K-팝은 완성도 높은 일렉트로닉 댄스음악과 절도있는 안무로 무장한 아이돌을 중심으로 지구촌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 2NE1이 진입하기 어렵다던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60위권의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는 등 아이돌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SXSW에서는 장르의 확장성 면에서 K-팝 세계화의 진일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밴드 크라잉넛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K-팝 나이트아웃’ 행사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올해 SXSW에 초청받은 한국 뮤지션은 역대 최다 규모인 15팀이다. 크라잉넛, 노브레인, 로큰롤라디오, 스맥소프트, YB, 장기하와얼굴들, 잠비나이 등 록밴드와 포크, 퓨전 등 분야 인디 뮤지션이 세계무대에서 호평받은 것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에서 국악-팝 퓨전음악을 선보인 밴드 고래야는 최고 평점을 받은 바 있고, 지난해 중국ㆍ홍콩ㆍ대만ㆍ마카오에서 정규 3집을 발매한 팝재즈밴드 윈터플레이는 각종 재즈차트에서 1위를 석권했다. 재즈보컬 나윤선은 재즈 강국 프랑스에서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슈발리에 훈장을 받기도 했다.

‘아이돌 중심의 K-팝 한류가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스펙트럼의 확장은 K-팝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강하게 시위한다.

아쉬움도 있다. SXSW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 홍대 한 클럽에서 공연한 스맥소프트의 리더 황보령은 “많은 외신이 찾아오는 동안 한국에서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윈터플레이의 리더 이주한은 “태국ㆍ싱가포르 등에서 열리는 각종 재즈 페스티벌에선 우리를 수시로 초청하는 등 관심이 많은데 정작 한국에선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2014 SXSW가 국민에게 던져준 자부심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기교’ 중심에서 ‘실력파’라는 키워드로 진화하는 K-팝의 발전 도상에 2% 채워질 것은 록밴드와 인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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