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정치민주연합, 이름값 제대로 하라
뉴스종합| 2014-03-17 11:31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은 통합 신당의 이름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정하고 창당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새정치를 앞에 놓은 당명, 타운홀미팅 형식의 발기인대회 진행, 그리고 성찰적 진보와 합리적 진보를 아우르겠다는 발기취지문에서 안 의원 측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던 당명은 결국 절묘한 절충이었다. 60년 전통의 ‘민주’를 살리되 시대정신인 새 정치를 전면에 내세워 통합의 가치를 반영했다. 그러나 당명의 약칭을 새정치연합으로 해 안심(安心)에 힘을 실어줬다.

신당은 창당 발기문에서 민주적 시장경제 지향, 정의로운 복지국가 추구,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추진 등을 강조했다. 한 달 전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 창당을 선언하며 발표한 발기취지문과 거의 같은 내용이다. 바다파랑의 상징색에는 바다의 소금과 같이 맑고 깨끗한 새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통합신당이 이처럼 안 의원 측 주장과 이미지를 대폭 수용한 것은 새 정치 효과를 극대화해 당장 눈앞의 6ㆍ4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니 정당의 근간인 정강ㆍ정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서둘러 발기인대회를 치렀을 것이다. 양측의 통합이 아직 봉합 수준이고 화학적 결합에 도달하려면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발기인대회 직전에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조경태 의원의 ‘친노ㆍ종북 세력 신당 참여 불가론’을 두고 일부 의원들 간에 고성과 욕설이 오간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안 의원은 평소 산업화 세력의 존중, 성장 친화형 복지, 중부담 중복지 사회를 내세워 왔다. 김한길 대표도 “보수가 인권과 민주ㆍ평화ㆍ환경을 걱정하고, 진보가 성장ㆍ안보ㆍ법치ㆍ안정을 고민하는 시대를 지향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탈이념과 중도성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내 초ㆍ재선 의원 20여명의 모임인 ‘더좋은 미래’는 지금보다 노동과 복지 등 진보노선이 더 강화돼야 한다며 이념적 선명성을 주장한다. 내홍으로 비화될 소지가 다분하다.

당장 지방선거 후보 공천이 ‘발등의 불’이다. 말로는 5 대 5를 외치고 있지만 막상 자리를 놓고 126 대 2라는 의석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새 정치를 앞세운 정당은 수없이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는 이미 20년 전에 이런 실험을 했다. 당명이 중요한 게 아니고 당명에 걸맞은 가치를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의 지지와 신뢰가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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