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카타르 · 터키 공사현장을 가다
추가 시장규모 2000억弗 전망
주탑 322m 세계 최고 높이 자랑
보스포러스 제 3대교 건설 구슬땀
[도하(카타르)·이스탄불(터키)=박일한 기자] 57개국, 798건의 공사, 1067억4295만달러(약 114조). 현대건설이 지금까지 해외에서 이룬 실적이다. 국내 건설업계 전체 해외 누적 수주액의 17% 가량의 압도적인 성과다. 지난해엔 2013년 전 세계 2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지수(DJSI World) 건설부문 세계 1위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건설업계의 맏형, 현대건설은 지금 중동을 넘어, 본격적인 유럽 진격을 위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보스포러스 해협에 다리를 놓고 있는 중이다.
▶중동의 부국 카타르 건설 1위 달성= 지난 10일 오전 카타르 수도 도하의 신 중심지 ‘알와다(Al Wahda)’에서 북부지역 루사일(Lusail) 신도시까지 6km 거리의 고속도로 건설 현장. 현대건설 직원 65명과 국내 협력업체 직원 30여명, 그리고 외국인 근로자 3000여명이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다. 도로와 함께 곳곳에서 진행되는 랜드마크 조형물, 고가도로, 교차로, 교량, 터널 등 다양한 시설물 공사로 현장에서 나오는 흙먼지와 사막의 모래 바람이 뒤섞여 온통 희뿌옇다. 자원부국답게 어디서 천연가스가 터질지 몰라 화약 발파작업은 금지다.
현대건설은 오로지 600여대의 굴삭기와 크레인 등으로 긁어내듯 파내고 있었다.
이천수 공사담당(상무)은 “한쪽으로 현재 도로를 대체하는 임시 우회도 로를 건설해 교통량을 수용해야 하고 고압전선, 상수도 등 15종류의 지중물도 임시 이전해 새로 설치해야 하므로 상당히 까다로운 공사”라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24시간 2개조 근무체제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기준 카타르에서 유수의 글로벌 건설기업과 겨뤄 공사 수행실적 1위를 기록했다. 현재 5개 현장에서 총 28억40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1위를 넘어 글로벌 건설업체들의 각축장인 중동의 최대 부국 카타르에서 건설시장을 석권한 셈이다. 현장을 총괄하는 하영천 현대건설 소장(상무)은 “카타르 국왕이 ‘현대를 믿겠다. (공사를) 꼭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이곳에서 현대건설의 신뢰도는 확고하다”며 “향후 이곳에서 2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가 발주될 예정으로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터키에선 유럽 진출 교두보 마련= 12일 찾은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공사 현장. 현대건설은 이곳에서는 SK건설과 함께 아시아와 유럽의 길목에 다리를 놓고 있었다. 현대건설은 보스포러스 해협 가장 북쪽에서 길이 2164m의 다리를 건설하고 있다. 공사비만 6억9740만달러 수준이다. 바다 위 주탑 사이의 거리(주경간장)는 1408m에 달하고, 주탑은 322m로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한다. 이 다리는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사장-현수교’방식으로 건설되고 있다. 주탑의 양옆은 사장교((주탑에서 경사지게 연결한 케이블로 다리 상판을 바로 끌어당기는 방식) 방식으로 조성하고 중앙 부분은 현수교(주탑 사이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거기에 다시 케이블을 수직으로 늘어뜨려 다리 상판을 지지하는 방식) 방식으로 섞어 시공하는 것.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공사 현장. 세계 최대 높이(322m) 주탑이 건설되고 있다. |
나영묵 현대건설 보스포러스 3대교 현장소장(상무)은 “그동안 유럽 선진 건설회사의 독점 무대였던 유럽 건설시장에서 동서양을 연결하는 상징성을 지닌 터키의 보스포러스 제3대교를 시공해 향후 유럽 건설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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