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실적부진 · 리콜사태…위기의 두 여장부
뉴스종합| 2014-03-19 11:23
로메티 취임 이후 성장동력 정체
과도한 자사주 매입 손실 불가피

바라 CEO 겹치기 차량리콜 악재
30년 전문기술자 경력 ‘화살’ 맞아


세계적인 두 여성 CEO(최고경영자)가 위기에 빠졌다. 버지니아 로메티(56) IBM CEO와 메리 바라(52) 제너럴모터스(GM) CEO 얘기다.

로메티는 메이저 IBM 13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로, 바라는 GM 10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로 등극하며 한때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승승장구하던 이들은 그러나 실적부진과 뜻하지 않은 리콜 사태로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 전문 경영인 인데다, 비슷한 시기에 GM인스티튜트(현 케터링대학교)에서 수학했다는 점도 닮았다. 불행히도, 전임자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IBM은 로메티의 취임 이후 지난 2012년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IBM과 로메티 회장이 ‘더블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로메티 회장은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실패를 시인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실적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너스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IBM의 실적 우려는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가 19% 상승했지만, IBM의 주가는 반대로 13%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목표치에 훨씬 못미치는 IBM의 주당순이익(EPS)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IBM은 2002년 1.81달러에 불과하던 EPS를 내년까지 20달러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EPS는 2010년과 비슷한 10달러에 머물러 있다.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실패한 로메티가 직면한 또다른 딜레마는 과도한 자사주 매입이다. IBM은 2007년 이후 자사주 매입에 604억달러를 투입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한 이유다.

사실 취임 당시부터 로메티에게는 험로가 예고돼 있었다. 걸출한 경영인인 샘 팔미사노 회장으로부터 회사를 넘겨받을 당시 주가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절정기에 CEO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이미 IBM은 그때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지는 해’ 신세였다.

로메티 CEO가 하드웨어 기반의 IBM을 소프트웨어 회사로 탈바꿈시키고는 있지만, 정보통신(IT) 트렌드 변화와 하드웨어 영업 분야의 지속적인 매출하락은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GM의 메리 바라도 시련의 연속이다. 바라는 연초 취임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신차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성공적인 정부 구제금융 졸업과 함께 GM 부활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달초 점화장치에 결함이 있는 차량 160만대를 뒤늦게 리콜한 데 이어, 17일(현지시간)엔 에어백 결함을 이유로 차량 150만대를 추가로 리콜하기로 했다. 댄 애커슨 전 CEO의 뒤를 이어 취임한지 2개월 만에 대형 폭탄을 맞은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경력을 문제삼기도 했다. 사실 이번 리콜사태의 원인이 됐던 점화장치 결함 문제는 지난 2003년부터 제기돼 왔다. 30년 동안 GM에서 전문 기술자로 일해왔던 바라가 이 문제를 전혀 몰랐다는 사실을 NYT가 꼬집은 것이다. 바라는 2008년 글로벌 제조기술 부사장을 역임했고, 2011년부터 2년 간 글로벌 제품개발 부사장으로 일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