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기감독도 못한 ‘최후보루’ 금감원
뉴스종합| 2014-03-20 11:23
금융회사 직원들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이들을 감독하는 금융감독당국은 더더욱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다. 금융회사 직원들이 도덕성으로 무장했는지 감독하는 업무가 주어졌기에 그렇다. 결국 예금자와 투자자를 보호하는 최후 보루가 감독당국인 것이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로 금융회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추락했다. 그러면서 감독당국의 관리감독 소홀 문제가 대두됐다.

그래도 국민이 믿을 곳은 금융당국이었다. 당국은 수차례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금융소비자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했다.

KT ENS의 불법대출 사건이 터졌을 때, 금융감독원은 최수현 원장 취임 이후 신규 개발된 ‘여신상시감시시스템’을 활용해 사기 사건을 적발했다고 한껏 우쭐해했다.

그러나 금감원 간부가 사기사건 주범의 도피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이를 넘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고 분노하고 있다.

내가 금융회사에 맡긴 돈이 허공으로 날아간 것에 대한 분노도 잠시, 이를 감독해야 할 금감원의 간부가 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경찰 발표로 국민은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특히 이 간부는 청탁을 뛰어넘어 조직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금융소비자는 금융회사에 비해 약자다. 금감원이 금융회사를 감독하면서 소비자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가운데 이번 금감원 간부의 사기대출 사건 연루로 금감원이 감독권을 행사할 자격이 있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동양사태와 최근 카드정보 유출 사태에 이어 터진 것이다. 수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몇 년 전 금감원 직원이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건이 터졌을 당시 금감원은 ‘신뢰 회복을 위한 금융감독원 쇄신방안’을 내놨다. 직무 관련 외부인 접촉 시 신고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공염불에 그쳤다. 금감원은 자기 감독도 못했다. 이런 금감원이 남의 불공정 사건을 조사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조동석 금융투자부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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