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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절반 시간제 보육운영 안한다
뉴스종합| 2014-03-24 08:42
-홈페이지엔 “예약가능” 부모만 골탕
-서울시 적발땐 지정 취소ㆍ포털 삭제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서울시 보육포털시스템(iseoul.seoul.go.kr)에 등재된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의 절반이 실제로는 시간제 보육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서울시의 시간제보육 운영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털에 등록된 시간제보육 어린이집 30곳 중 15곳이 시간제보육 운영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11월 시간제보육을 운영한 사례가 전혀 없는 곳도 13곳이나 됐고 10회 이하로 운영한 곳은 8곳으로 집계됐다.

강남구 청담어린이집, 중구 서울시청직장어린이집, 중랑구 나래어린이집 등을 제외하면 거의 운영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포털사이트에 등재된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에는 ‘예약 가능’이라고 써있고 예약일, 예약시간, 아동정보,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예약이 되는 것처럼 기재됐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영문을 모른 채 예약을 시도하지만, 시간제 보육을 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온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 사는 이모(35ㆍ여)씨는 “5시간만 아이를 봐줄 곳이 필요해 포털로 예약을 하고 막상 전화하면 ‘애들이 많아 안 된다, 우리는 시간제보육 절대 안 한다’고 한다”며 “유명무실한 제도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집들도 사정은 있다. 언제 수요가 발생할지 모르는 시간제보육 아동을 받기 위해 정원을 비워놓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매월 15일 이상 시간제보육을 운영하면 시간제보육 교사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지원을 받을 만큼 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동작구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부모들이 포털 예약공간을 보고 전화가 많이 오는데 매번 안 된다고 말하는 게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시간제보육 어린이집 중 운영 의사가 없거나 실제 운영하지 않는 어린이집을 바로 지정 취소하고 포털에서 삭제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각 구청에 공문을 내려 보냈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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