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명품시계 브랜드 ‘슈퍼리치 시계’로 위기 돌파
뉴스종합| 2014-03-26 09:18
‘불황에도 끄떡없는 0.01% 슈퍼리치만을 위한 시계’

최고급 명품시계 브랜드들이 슈퍼리치를 겨냥한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 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남들과 다른, 오직 자신만을 위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자산가들의 마음을 철저히 파고든 마케팅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이어진 매출 둔화를 타개할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간) “판매 증가와 고급스러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명품 시계업체들이 ‘오트쿠튀르’(최고급 여성복)를 흉내내고 있다”면서 “다이아몬드부터 모양, 장식까지 고객이 원하는 대로 시계를 주문 제작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시계ㆍ보석 브랜드 ‘부첼라티’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왕실과 할리우드 톱스타가 주고객인 부첼라티는 소재부터 케이스, 눈금판까지 100% 맞춤 제작이 가능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고, 이 같은 방안을 오는 27일 바젤 시계 박람회에서 전격 발표한다. 이렇게 제작되는 시계의 가격대는 최소 10만스위스프랑(약 1억2242만원)부터 시작할 전망이다.


까르띠에, 몽블랑의 모기업이자 세계적 명품그룹 리슈몽이 보유
이탈리아 명품 시계 부첼라티
하고 있는 최고급 명품시계 브랜드, ‘예거 르쿨트르’와 ‘바쉐론 콘스탄틴’도 기존 모델에 맞춤 서비스를 결합한 커스텀 시계를 내놓고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수천만원대 고가 모델인 ‘케드릴’의 디자인을 세부 항목별로 나눠 고객이 최종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1년에 30∼40개밖에 제작하지 않는, 그야말로 슈퍼리치를 위한 맞춤 시계다.

또 예거 르쿨트르는 앞면과 뒷면을 바꿔낄 수 있는 양면 글자판으로 유명한 ‘리베르소’ 모델에 커스터마이징을 도입했다. 뒷면에 들어가는 음각 디자인이나 보석 장식 등을 고객의 주문에 맞춰 따로 제작할 수 있다.

그밖에 스위스 명품시계 ‘쇼파드’는 ‘해피 스포트’ 모델 문자판에 들어가는 다이아몬드 장식의 모양을 고객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쇼파드의 다이아몬드 시계

이처럼 명품 시계기업들이 앞다퉈 커스텀 시계를 제작하고 있는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자리걸음 중인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실제 명품기업이 몰려있는 스위스의 경우, 시계 수출이 금융위기 이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지난해엔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럽계 투자정보회사 케플러 쇠브뢰의 존 콕스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고가 시계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일반 대중과 달리 커스터마이징이 공략의 열쇠”라면서 “맞춤 제작과 개별 주문이야 말로 시계 부문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