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후보자 난립 갈수록 심화
당내 여론조사도 “절대다수 패배”
‘탈당후 공식지명’ 지원요청 예정
무공천 위기감에 직면한 민주당 소속 서울 구청장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대안으로 통합신당에서 특정 후보를 공식 지명 및 지지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26일 복수의 구청장에 따르면 이들은 통합신당 창당이 완료되는대로 새로 구성될 지도부에 정당공천에 준하는 당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현역 구청장이 탈당해 무소속 신분이 된 뒤 통합신당에서 해당 후보자를 공식 지명하고 지지를 선언하는 방식이다. 정당법상 정당이 무소속의 특정인물을 지원할 수 있어 이를 십분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구청장끼리 논의한 결과 당의 무공천 원칙을 지키면서도 우리의 불리함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지명지지 방식에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구청장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통합신당이 무공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후보자 난립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 후보자가 늘수록 표가 갈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새누리당에 지는 구도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안철수 의원과 찍은 사진을 내거는 등 주요 인사와의 친분을 부풀려 홍보하는 후보자가 늘고 있다고 현역 구청장은 전했다.
한 구청장은 “중앙정치하는 분들이 새 정치의 가치 아래 약속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현장에 패배 기운이 짙게 깔렸다는 것은 정작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절대다수의 서울 자치구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진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대외비라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조사내용만 보면 우리가 확보한 독식을 거의 내줄 정도로 매우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현재 25명의 구청장 중 19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