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者 수석대표회의 조속 개최 의미는
안보토의 ‘DTT’도 이르면 내달 개최
3國 공조 강화위해 ‘투트랙’ 채널 진행
대화 위한 대화 아닌 ‘北비핵화 진전’
6자회담 재개위한 최대 조건으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25일(현지시간) 6년 만에 개최된 한ㆍ미ㆍ일 3국 정상회담은 핵에 집착하는 북한을 압박하고, 대화에 나서게 하는 효과적인 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ㆍ실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 걸로 평가된다. 북핵이 동북아 평화에 심대한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3국의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고 북한을 설득하는 데 효과적인 ‘카드’인 중국의 협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도 합의했다. 무엇보다 3국 정상은 현재 ‘개점 휴업’ 상태인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성격의 한ㆍ미ㆍ일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를 조속히 추진키로 해 주목된다.
어색하고도 화기애애…박근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한ㆍ미ㆍ일 3국 정상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미국 대사관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세 정상이 자리에 착석한 뒤 활짝 웃고 있다. [헤이그=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
오바마 대통령은 3국 공조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두 가지 제안을 했다. 한ㆍ미ㆍ일 6자 회담 수석대표회의와 3국 국방부 차관보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3국 안보토의(DTT)를 가동하자고 한 것. 무조건적인 6자회담 재개를 원하는 중국 등으로 인해 가동되지 않고 있는 북핵 6자회담 재개 전에 북핵 관련, 한ㆍ미ㆍ일 안보협력을 위해 가동 가능한 채널을 ‘투 트랙’으로 진행하자는 얘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전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은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결속을 외교적으로, 또 군사적으로 협력하고, 공동 군사작전 그리고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통해 어떻게 심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제안에 한ㆍ일 정상도 인식을 같이함에 따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와 DTT가 조만간 개최될 걸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DTT (개최에 대해) 명시적으로 합의된 바는 없었으나 회의를 여는 것엔 어려움이 없다”면서 “이르면 다음달 께에도 열릴 수 있다”고 했다.
3국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 개최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한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외교부 1차관으로 옮겨 수석대표 자리가 공석이라는 실무적인 문제가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이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수석대표를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면 걸림돌은 사라지게 된다. 외교가에선 “3국 수석대표가 만난다면 한ㆍ일 관계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국 북핵 공조는 굳건하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강하게 보내는 목적일 수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3국 수석대표 회의가 곧바로 북핵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진다고 보는 건 현재로선 이른감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북핵을 둘러싼 한ㆍ미ㆍ일의 스탠스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줄 진정성 있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데서 변하지 않고 있는 데다, 북한을 움직일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은 선(先)조치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그러나 전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폐막한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한ㆍ중, 미ㆍ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 측 방식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그간의 입장에서 다소 진전된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는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이전과 달리 무르익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