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을 통합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이 26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지난 2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통합’을 선언한 지 24일 만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앞길이 밝지만은 않다.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20%대로 떨어진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며 ‘공천룰’을 정하는 것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창당대회 인사말에서 “오늘 우리의 창당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는 ‘자기혁신의 다짐’이다”며 “희망을 잃어가는 국민들을 보면서 국민의 삶을 정치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민생중심주의 선언’이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드디어 새정치민주연합이 역사와 국민 앞에 섰다. 국민만을 믿고, 국민을 하늘같이 섬길 것을 다짐하며 국민의 바다로 들어간다”며 “새정치는 바로 이처럼 숨 막히는 시대의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국민의 마음을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창당대회 개최에 따라 안 의원의 호칭도 ‘안 대표’로 바뀌게 됐다.
창당 대회 공식 행사 전 김ㆍ안 두 대표가 공원을 돌면서 참석자들에 인사를 할 때는 ‘김한길ㆍ안철수’를 연호하며, 축제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창당대회 직후 새정치연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을 등록하고, 27일에는 신당의 첫 지도부 회의가 열리고, 이후 국회의원의 당직 겸임을 금지(자제)한 원칙에 따른 당직 인선도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생현장 방문과 경제력 격차 해소 방안 등에 대한 일정이 추후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당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안 의원과 문재인 의원의 갈등 봉합이다. 지난 25일 오후, 두 인사가 전격적으로 ‘인사동 회동’을 했지만 대선 후 남아있던 갈등이 일거에 해소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안 의원은 ‘무공천’을, 문 의원은 ‘무공천 재검토’가 기본 생각이다. 6ㆍ4 지방선거에서 기초의회 및 단체장 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신당의 지도부 책임론이 다시 비등할 공산도 있다.
하향 추세를 그리고 있는 신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도 신당이 풀어야 할 과제다. 창당 선언 직후 30% 후반대를 찍었던 신당 지지율은 ‘6ㆍ15’와 ‘10ㆍ4’ 삭제 논란 등을 겪으면서 20%대로 추락했다. 지방선거의 선거 결과 다수가 당 지지율로 수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신당 지지율로는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키 어렵다는 것이 민주당 내 중론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는 야당이 수성(守城)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졌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공천룰’ 확정도 관건이다. 기초선거에 대해서는 ‘무공천’을 결정했지만, 광역단체장 공천 방식에 대해 야권은 ‘창당 후’로 모든 일정을 미뤄둔 상태다. 이 과정에선 ‘5 대 5 지분’ 논란이 다시 비등할 공산이 크다. 지난 25일 안 의원을 떠난 윤여준 새정치연합 의장과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인 박호군ㆍ홍근명 공동위원장 등의 빈자리를 안 의원 측이 짧은 시간 동안 ‘쓸 만한 인재’로 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짧은 시간 내 모든 절차를 마치더라도 ‘기호 1번’을 앞세운 새누리당과의 기초선거 경쟁에서 무소속으로 뛰는 민주당 성향 인사가 선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야권표 분산’을 해결할 묘안은 현재로선 뚜렷지 않은 상태다.
홍석희ㆍ정태일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