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통일과 냉전 종식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과 전몰자 추모 기념관을 찾았다.
이날 오후 브란덴부르크문 서편 광장에 리무진편으로 도착한 박 대통령은 서편 광장에서 2711개의 불규칙한 콘크리트 기둥으로 구성된 홀로코스트(유태인 학살) 기념비 옆을 지나 이 문의 중앙통로 아래를 통과해 동편 광장까지 150m를 걸었다.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역사의 여정이라 할 만했다.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면서 높이 26m, 길이 65m 규모의 브란덴부르크문은 허가받은 사람만이 동서독 양쪽을 오갈 수 있는 통로로 쓰였으며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면서 영구히 개방됐다.
장벽 붕괴 후 헬무트 콜 당시 총리가 동베를린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이 문을 지나 독일 통일을 위한 동서 협상에 들어갔다. 5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이곳을 보고 북한을 떠올리기도 했다.
베를린 시청을 찾아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시장과 잠시 환담을 나눈 박 대통령은 브란덴부르크문에서 500여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전몰자 추모 기념관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기념관 내부를 둘러보고 어머니가 숨진 병사를 안고 있는 ‘피에스타상’ 앞에 헌화했다.
이 기념관은 1816∼1888년 프로이센 제국 시절 황제 수비대 파수 건물로 1960년 ‘1·2차 세계대전 당시 군국주의와 파시즘에 의해 동원된 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념관’으로 바뀌었다.
박 대통령이 이곳에 헌화한 것은 제 2차 세계 대전과 홀로코스트를 일으킨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희생자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하는 독일 정부에 대해 존경을 표시하는 동시에 과거사 왜곡에만 몰두하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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