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
FAU大 부산캠퍼스-독일기업 산학협력 등…15건 MOU…獨 핵심DNA 이식 토대 마련
뉴스종합| 2014-03-27 11:03
[베를린(독일)=홍성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은 경제 분야, 특히 중소기업 육성에 관해 독일의 앞선 ‘DNA’를 온전히 이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독일엔 전 세계 2700여개에 달하는 ‘히든챔피언’(유망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이 몰려 있다.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 덕분에 지난해 한ㆍ독 교역량이 역대 최고인 272억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양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독일 혁신역량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히든챔피언의 노하우를 습득하는 게 긴요하다. 다행히 메르켈 총리는 두 나라의 경제협력 심화 방안 마련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정부 및 기관 간 무려 15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산업기술 협력, 히든 챔피언을 길러내기 위한 ‘일-학습병행제’ 도입 등이 주목할 만하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산업협력 관련 MOU는 기본적으로 공동연구를 해서 아웃풋(결과물)이 있으면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담긴 것”이라고 밝혀 실질 협력을 위한 제반 여건을 구축했다는 점을 알렸다. 


FAU(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 부산캠퍼스와 독일기업 간 맺은 산학협력 MOU도 중요하다. ‘일-학습 병행제’를 한국에 정착시킬 수 있는 내용이다. 최근 부산에 개교한 FAU대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들이 독일에서 6개월간 지멘스 등 24개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취업도 할 수 있다. 조 수석은 “지난 1월 대통령의 스위스 순방에서 한국의 마이스터 고교생을 재한(在韓) 스위스 기업에 고용한다는 전제하에 스위스로 보내 1년간 교육받고 오도록 한 내용과 비슷한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27일(현지시간) 체결 예정인 코트라와 독일 바이에른은행ㆍ작센경제진흥공사 간 MOU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의 중소ㆍ중견기업이 기술력 우수한 독일 히든챔피언을 인수ㆍ합병(M&A) 하는 데 관심이 늘어감에 따라 이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코트라는 그간 우리 중소기업에 글로벌 M&A 대상을 소개하는 데 그쳤는데 이번엔 자금 지원도 할 수 있도록 길을 트는 게 핵심이다. 조 수석은 “독일 중소기업을 실제로 M&A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형태”라며 “코트라는 M&A 대상 알선뿐만 아니라 현지 금융기관과 협력해 자금까지 지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MOU가 체결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방문에 105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고, 이 가운데 71명이 중소기업인인 만큼 이들에게 비즈니스 볼륨을 파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셈이다.

한ㆍ독 재무당국 및 경제정책 연구기관이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화폐 통합, 통일재원 조달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하기로 합의한 것도 의미 있다. 독일 경제 통합의 경험을 배울 수 있어서다. 조 수석은 “통일이 이뤄진다면 전혀 예측 못한 사안이 벌어질 수 있기에 독일이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중요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를 어떻게 공유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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