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英 고급 저택 사서 비워두면 벌금이 1억
뉴스종합| 2014-04-01 11:05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영국 런던 북부의 백만장자 거리로 꼽히는 비숍 애비뉴. 고급 저택 한 채 가격이 1000만 파운드(약 178억원)를 호가해도 대부분 소유주가 있는 집들이지만,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긴 쉽지 않다. 상당수가 빈집으로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투자목적으로 사두고선 장기 휴가를 떠났기 때문이다. 이런 빈집 거리가 1㎞가 넘어 ‘유령 마을’로 바뀌자, 런던 시의회가 벌금 6만 파운드(1억608만원)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런던 중부 이즐링턴 구역에서 2008년 이후 지어진 주택의 선거인 명부를 분석한 결과, 587 주택 가운데 3 분의 1이 선거인 명부에 없어 빈집 상태인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주 시의회가 발의한 안에 따르면 이런 고가 주택에서 연중 정기적으로 거주하지 않으면 벌금 6만 파운드를 내야한다. 소유주는 공공요금 사용내역 등 누군가 살고 있음을 증명해야한다.


이렇게 부과된 벌금은 다른 지역의 저렴한 주택 마련을 위한 기금 보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고가의 벌금을 물리는 이유는 부동산 시세 차익을 노린, 이른 바 ‘사놓고 비우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해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은 10% 이상 뛰었다. 시의회는 그동안 집을 2년간 비워 둔 경우에 한해 세금의 50%까지 추가로 과세할 수 있었다. 이는 1000파운드에 불과한 액수다.

제임스 머레이 주택개발 위원은 “‘사놓고 비우기’에 대한 비판은 명쾌하다. 사람이 살지 못하는 주택은 잘못된 것이다. 런던인의 거주 욕구가 세계 금융 투자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선 이 벌금이 주택 매매시 가격에 반영될 것이란 논리를 내세우며 고가 과세를 반대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