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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몰린 은행들 한목소리 “公共性 요구 높아져 수익 못 내겠다”
뉴스종합| 2014-04-03 09:46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은행들은 올 수익의 최고 저해요인으로 금융업의 공공성 강화 추세를 꼽았다.

정부와 정치권 안팎에서 은행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가 해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이자마진, 수수료 등에 운신의 폭이 줄게 되고, 소외계층 지원에 대한 압력이 저수익 현상을 고착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금리에 수수료 규제까지”=신한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2013년도)를 통해 “은행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금융의 공공성이 강조돼 서민ㆍ중소기업 지원, 금융소비자 보호 및 사회공헌 확대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및 사회적 공공성 요구 증대 등의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경쟁 국면이 대두되고 있다”며 “경제적 약자에 대한 금융지원 정책의 활성화에 따라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역시 “사회적 책임 강조로 은행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수익 다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우리은행도 “은행의 사회적 책임 및 공공성 강화에 대한 사회적 압력의 증대는 은행의 기본적인 경영환경 변화를 가져와 저성장ㆍ저수익 현상을 장기적인 경향으로 고착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업 규제가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과 유동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했고, 하나은행도 “저금리로 여전히 예대마진이 낮은 상황에서 수수료 규제마저 강화됐다”고 밝혔다.


▶“합병ㆍ겸업으로 무한경쟁 돌입”=은행들은 또 무한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고, 은행간 과도한 가격의존 경쟁이 수익성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은행은 국내 금융시장이 대내외 불확실성과 민간소비 침체로 무한경쟁 구도로 전환돼감에 따라 유사한 사업구조를 보유한 은행들이 주로 가격에 의존한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는 특성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가격에 의존한 과열 경쟁은 은행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5대 금융지주 체제의 정착 등 은행산업의 구조개편과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수익 창출 기회 감소로 금융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은행업계는 합병, 금융지주회사 설립 등의 대형화가 추진되고 있고 증권, 보험업간의 장벽이 서서히 무너지는 등 겸업화가 활발히 추진돼 이른바 모든 금융서비스 부문에 대한 무한경쟁체제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SC은행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의 시장환경 변화로 국내 은행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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