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두번이나 퇴짜맞아도…朴心에 목타는 MJ
뉴스종합| 2014-04-03 11:21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정몽준 의원이 두 차례나 최병렬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에게 거절을 당하면서 경선 라이벌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게 집중됐던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 논란’이 정 의원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정 의원 측은 친박 원로인 최 전 대표를 경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했다고 발표했다가 최 전 대표가 부인하자 ‘고문’으로 직책을 번복했다. 그러나 최 전 대표가 이마저도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박심 논란을 제기하며 김 전 총리를 몰아붙였던 정 의원 스스로 박심에 기대려다 공개적으로 퇴짜를 맞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 전 대표는 지난 2일 오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제가 선대위원장이라고요?”라면서 “그쪽(정 의원 측)에서는 어떻게 기자들에게 말을 하고 있는거냐. 나는 모르는 사안이다. (정 의원 경선 캠프에) 합류하겠다고 이야기 한 적이 없다”면서 정 의원 측 발표 내용을 부인했다. 

‘고문’으로 직책이 번복됐다는 정 의원 측의 발표 뒤인 이날 오후 10시께 통화에서도 그는 “ ‘열심히 하시라’고 얘기하고 왔다. 건강상의 문제도 있고, 그리고 저는 어느 후보 캠프에도 관여하거나 직책을 맡을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 측은 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전날 오후 정 후보가 최 전 대표와 직접 만나서 확답을 받았던 사안”이라면서 “1차적으로는 미스커뮤니케이션(mis-communication)이었다. 그런데 일이 번복되고 나선 저희로서도 확인할 만큼 확인했는데, (최 전 대표가) 갑자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같은 해프닝은 김 전 총리의 ‘박심 마케팅’을 비판한 정 의원도 친박 성향의 표심을 끌어들이는 데 마음이 급했다는 것을 반증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의 경우 대의원, 당원, 국민선거인단, 여론조사를 각각 2:3:3:2의 비율로 적용해 후보를 선출하기 때문에, 서울시 당협위원장의 70%에 달하는 친박 성향의 당협위원장 당심(黨心)의 향배가 선거에 크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꾸준히 50%대 후반을 기록하면서, 앞으로도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모두 ‘박심 마케팅’을 조장하는 데 사활을 걸 것이란 관측이다.

정 의원은 전날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을 둘러보면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살던 곳이고 좋은 추억이 많아서 찾아왔다”고 했고, 지난달 2월에는 “박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기동창이고 지난번 대선 때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나도 친박으로 분류해 달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청와대 1급 비서관인 최형두 홍보기획비서관은 김 전 총리를 돕기 위해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