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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황제, 푸틴 맹비난한 까닭?
뉴스종합| 2014-04-03 11:16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체스 황제’ 게리 카스파로프(50ㆍ사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평소 러시아 반체제 활동을 활발히 벌여온 그가 푸틴 정부의 크림 자치공화국 병합에 또다시 반기를 든 것이다.

2일(현지시간) 카스파로프는 러시아의 크림 귀속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무시한 명백한 침략 행위라고 주장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날 남미 체스 재단 설립을 위해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를 방문한 그는 “주민투표를 열어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 반도를 병합한 것은 ‘노골적인 침략행위’였다”면서 우크라이나 주권 훼손으로 “국제적 협력 체제 전반도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조속한 해결 노력이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푸틴이 체스를 두도록 만드는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체스 경기에는 ‘규칙’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푸틴 대통령을 과거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와 비교하면서 “이런 종류의 사람들을 다루는 규칙은 간단하다. 이들을 저지하는 시점이 빠를수록 치러야 할 대가도 줄어든다는 것”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특히 체스 챔피언인 그가 ‘포커’ 게임 용어들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을 비난한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카스파로프는 “푸틴은 항상 강수를 두는 데 능하다”면서 “지금도 약한 패를 쥐고 있지만, 블러핑(허세를 부려 상대를 속이는 것)을 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콜(상대와 같은 금액을 베팅하는 것)이 뒤따라오면 블러핑도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대러 제재를 촉구했다.

한편 카스파로프는 지난 1095년 22세의 나이에 최연소 체스 월드 챔피언에 등극했으며, 20여년 간 ‘체스왕’으로 군림해오다 2005년 은퇴했다.

이후 직접 창설한 인권단체 시민연합전선(UCF)을 통해 반정부 활동을 해왔다. 지난 2월에는 푸틴 대통령의 탄압을 피해 크로아티아 정부에 시민권을 신청했으며, 지난달 정식 시민권을 받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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