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곤 회장 “르노삼성 2년내 톱3 재합류” 선언
헤럴드경제| 2014-04-03 12:10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네 번째로 방한했다. 2012년 7월 방한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이번 1박2일 방한에 대해 르노삼성자동차가 부여하는 의미는 크다. 모든 일정의 방점이 르노삼성의 ‘기(氣) 살리기’에 찍혀 있다.

곤 회장이 지난 2일 열린 르노삼성 비전발표회장에서 던진 첫 말은 지난 2012∼2013년 실시한 르노삼성의 성공적인 회생 플랜에 대한 치하였다. 거듭된 적자로 위기에 봉착했던 르노삼성이 지난해 매출 3조3000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을 높게 평가한 것. 곤 회장은 이어 “르노삼성은 2016년까지 지난해 대비 70% 성장한 20만대 판매를 통해 국내 ‘톱 3’ 완성차업체 자리를 탈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 4.4%(6만27대)로 5개 완성차 중 ‘꼴찌’에 머물렀던 르노삼성이 부활을 위해 내놓은 ‘장밋빛 청사진’을 직접 발표함으로써 힘을 실어준 것이다. 곤 회장은 르노닛산의 중국 시장 진출에도 르노삼성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룹 내에서 준중형 세단 전기차(SM3 Z.E)를 만드는 곳은 르노삼성 부산공장밖에 없는 만큼 한국산 준중형 전기차로 중국 및 남미, 아시아ㆍ태평양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르노삼성이 톱3 대열에 재합류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현안은 사실상 희망퇴직을 놓고 벌이는 노조 측과의 갈등 해소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달 10일 부산공장에서 실시된 전직 지원 프로그램인 ‘뉴스타트 프로그램’이 사실상 희망퇴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년 전 희망퇴직 이후 사측이 약속한 고용보장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곤 회장이 당초 방한 기간에 노조 지도부와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갑자기 취소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은 “노조와 곤 회장의 일정이 어긋나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는 “노사 관계 악화가 곤 회장에게 알려지는 게 두려워 사측이 일방적으로 면담을 철회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르노닛산 내에서 평균 이상이지만 최상위급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부산 공장의 생산성과 품질 개선도 과제다. 곤 회장은 이에 대해 “부품 국산화 등을 통해 차량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곤 회장의 방한을 통해 르노삼성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에서 높아진 위상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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