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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생생한 표정연기…세계 첫 로봇 뮤지컬…‘로봇랜드’ 신화 쏘다
뉴스종합| 2014-04-04 12:03
키 150㎝의 휴머노이드 로봇 ‘키봇’이 스르륵 무대 위로 등장한다. 두 팔을 움직여 노래를 부르자 객석에서 일제히 ‘와’ 함성이 쏟아진다. 악당 파이론이 키봇을 공격하면 어린 목소리들이 “안 돼”라고 소리친다.

지난 1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 ‘로봇랜드의 전설’은 세계 최초의 ‘로봇 뮤지컬’이다. 실제 사람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무대 위에 등장해 연기를 한다. 주인공 키봇, 악당 파이론 역을 맡은 데스피안 등 공연 로봇들의 몸값은 1억원을 호가한다. 춤추고 노래하는 로봇들의 호연은 지난해 1만5000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공연을 제작한 이산솔루션의 정원민<사진> 대표는 “애초 로봇 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기업으로 시작해 공연에는 전 임직원이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보유한 로봇들의 특성을 고려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를 실제 공연에 접목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1시간 동안 로봇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데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2년간 총 20억원을 투자해 만든 ‘로봇랜드의 전설’은 국내외 로봇전문가 사이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이상무 박사는 “1m 이하의 로봇들이 움직이는 것은 현재 기술로도 충분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제작한 ‘아리’는 얼굴에 부착된 터치 센서로 슬픔 기쁨 화냄 놀람 윙크 등 12가지 표정을 연기한다. 정 대표는 “다윈 미니 등 새로운 로봇들을 투입하고, 애니메이션을 보완해 어린이 관객의 집중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이산솔루션은 국내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정 대표는 “로봇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수십개의 대규모 테마파크가 건설되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했다. 대형 테마파크에 ‘로봇랜드의 전설’ 공연을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로봇랜드의 전설’을 수정 보완한 ‘에피소드 1’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새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한 차기작도 준비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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