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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이대호의 공통 고민, 무너진 선발
엔터테인먼트| 2014-04-09 09:16
오승환(32ㆍ한신)과 이대호(32ㆍ소프트뱅크)의 4월은 ‘외’우외환이다. 새 리그, 새 소속팀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했지만 외부 여건이 영 불안하다. 올해 일본에 진출한 오승환은 ’한신 수호신’의 기대감 속에 연착륙했고 이대호는 FA시장의 ‘큰손’ 소프트뱅크 영입전의 핵심답게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오승환은 3경기 1세이브로 센트럴리그 구원 5위에, 이대호는 타율 0.351로 퍼시픽리그 6위에 올라 있다. 철저한 준비와 훈련으로 만족할 만한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소속팀의 불안한 선발진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겨울 가장 튼실하게 전력 보강을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단박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그다지 압도적인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불안한 선발진 탓이다. 9일 현재 퍼시픽리그 공동 2위(6승4패)에 올라 있는데 선발진이 거둔 승수는 6승 중 절반에 불과하다. 나카타 겐이치(2승)와 세츠 타다시(1승1패) 만이 승리를 맛봤고 제이슨 스탠리지(1패)와 브라이언 울프 등 나머지 4명의 선발은 아직 첫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승리를 경기 막판 역전승으로 장식하는 식이다. 8일 열린 세이부전이 그랬다. 선발 스탠리지가 6이닝 3실점하며 2-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9회 선두타자 이대호의 안타와 마쓰다 노부히로의 역전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신의 경우는 더욱 답답하다. 지난 겨울 한국 최고의 마무리 오승환의 영입으로 떠들썩했지만 그 이면엔 선발진의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따가운 비난이 있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리그 공동 3위(4승6패)에 머물러 있는 한신의 가장 큰 문제점 역시 무너진 선발이다. 팀내 선발 중 가장 성적이 좋다는 랜디 메신저는 평균자책점 3.75로 리그 13위에 그쳐 있고 토종 에이스로 불리는 노미 아츠시는 1승1패에 평균자책점이 10.13(리그 17위)이다. 8일 역전패는 한신의 현 상황을 그대로 대변한다. 선발 후지나미 신타로는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타선의 도움으로 4-0으로 앞서 첫승을 낚는 듯 했다. 하지만 7회 2사 후 연속 안타와 볼넷 등으로 급격히 무너지더니 토니 블랑코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해 경기를 그르쳤다. 한신은 5-6으로 역전패했고 오승환은 또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문제는 무너진 선발이 그대로 오승환과 이대호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승환은 10경기를 치른 현재 3번 등판해 1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나마 두 차례는 세이브 요건이 아닌데도 등판했다. 컨디션 점검 차원이었다. 선발이 길게 끌고가주고 오승환이 마무리하는, 팬들이 원했던 승리 공식이 전혀 그려지지 않고 있다. 일주일에 2~3경기는 꾸준히 나가야 정상적인 컨디션 조절이 가능한데 오승환은 지금 그럴 상황이 못된다. 일본에서 첫 실점한 3일 주니치전도 닷새를 쉬고 나온 경기였다. 이대호 역시 선발진의 불안으로 중심타자로서 압박감이 더 커지게 됐다. 지금은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잠시 페이스가 떨어지거나 홈런 소식이 뜸할 경우 팀 부진의 모든 비난이 이대호에게 집중될 수 있다. “우승을 위해 데려온 거포”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날카로운 비수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언제쯤 어수선한 선발 마운드가 안정을 되찾아 오승환과 이대호의 어깨가 가벼워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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