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슈퍼리치-라이프] ‘투자 귀재’ 워렌 버핏의 두손엔 항상…
라이프| 2014-04-10 11:55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 스승
그의 저서 ‘증권분석’ ‘현명한 투자자’
60년이 지나도 최고의 지침서 활용

저가매수·안전마진 등 핵심 원칙
개정판선 논평 · 사례 덧붙여 설명


매년 5월초 미국 오마하에서는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총회가 열린다. 주총장에는 매년 3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자본주의의 우드스탁(록 페스티벌)’이라고도 불린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이 자리에서 직접 주주들과의 대화에 나선다.

지난 2008년 주총 당시 인도 봄베이에서 왔다는 한 주주는 버핏에게 “주식 투자는 어떻게 시작했나”라고 물었다. 버핏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에서 시작했다”며 “벤저민의 조언을 따라하면 절대로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주총 시작 전에는 버크셔 헤서웨이를 소개하는 영상이 흘러나온다. 여기에 버핏의 사무실이 등장하는데 서가에는 어김없이 그레이엄의 ‘증권분석’과 ‘현명한 투자자’가 꽂혀있다.

워렌 버핏-살림지식총서352
/이민주 지음
/살림
버핏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그의 인생을 다룬 ‘워렌 버핏-살림지식총서 352’에 따르면 버핏은 신혼여행 기간 중에도 ‘현명한 투자자’를 읽고 또 읽었다. 결혼 후에도 버핏은 하루종일 서재에 틀어박혀 투자에만 몰두했다. 그는 책 한권과 책을 읽을 수 있는 전구만 있으면 행복해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버핏이 최고의 투자서로 꼽은 ‘현명한 투자자’는 증권분석가이자 펀드매니저였던 그레이엄이 1949년에 쓴 책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제인스 츠바이크가 ‘현명한 투자자’의 각 장을 분석하고 사례 등을 덧붙여 2003년 새로 개정판을 냈다.

버핏은 이 개정판 서문에서 “1950년초 19세 때 이 책의 초판을 읽었는데 당시까지 나온 투자 관련 서적 중 이 책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했다”며 “그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버핏의 고등학교 단짝 친구인 돈 댄리는 “워렌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읽은 경제서적만 100권이 넘을 것”이라고 회상한 바 있다.

학창시절에도 오로지 숫자와 비즈니스에만 관심이 많았던 버핏은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에서 그레이엄을 스승으로 모셨다.

버핏은 “그레이엄은 저자나 스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명확한 사고가 필요할 때 그레이엄만큼 좋은 상대가 없었다”고 밝혔다.

현명한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제이슨 츠바이크 논평
/박진곤 옮김
/국일증권경제연구소
‘현명한 투자자’는 가치투자의 성경과도 같은 책이다. 그레이엄은 일반투자자들에게 적절한 투자의 원칙과 철학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은 끊임없이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수많은 상장기업이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주식 투자의 원칙은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하게 받아들여진다.

이 책의 핵심은 투자시 ‘안전마진’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그럴듯해 보이는 주식이라도 결코 비싸게 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안전마진은 투기와 투자를 구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다. 투기자는 시장의 변동을 예측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데 가장 관심을 둔다. 반면 투자자는 적정한 가격의 적정한 증권을 찾아서 보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그레이엄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방어적인 투자를 강조한다. 그는 방어적인 투자자는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고, 장기적으로 흑자를 내는 주요 기업의 주식으로 투자의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해서는 안 되며, 기대치를 낮춰 잡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주식 매매 타이밍과 관련해서는 “큰 폭의 상승 직후에 주식을 사지 말고 큰 폭으로 하락한 직후에 팔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레이엄은 주식시장을 ‘미스터마켓’이라고 불렀다. 조울증에 걸린 ‘미스터마켓’은 때로는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주식에 대해 타당해보이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열망과 두려움에 치우쳐 어리석게 보이기도 한다.

그레이엄은 투자자들에게 주식의 가치 평가를 ‘미스터마켓’에게만 맡기지 말고, 회사의 영업이나 재무상태에 대한 보고서를 토대로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한다. 그레이엄은 이같은 투자 원칙이 필요한 이유를 실제 기업의 실적과 주가 움직임 등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책은 ‘투자와 투기’, ‘투자자와 시장변동’, ‘투자의 중심개념으로서의 안전마진’ 등 20장으로 구성돼 있다.

개정판을 쓴 츠바이크는 각 장마다 그레이엄이 말하고자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논평을 통해 설명한다.

또 지난 1998년 한 투자분석가가 아마존닷컴의 목표주가를 150달러에서 400달러로 상향조정한 뒤 당일 주가가 19% 오르는 등 급등했지만 2000년 85.8% 하락률을 기록한 경우 등의 사례를 추가로 덧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