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장소에 접근하면 전자제품이 충전 없이도 동작되는 기술개발 중”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무선으로 5m 떨어진 거리에서 전력을 전송해 전자 제품을 충전하거나 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는 기존 기술보다 2배 이상 가능 거리가 길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충전할 필요 없이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 대중화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KAIST(총장 강성모)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임춘택(51) 교수는 다이폴 코일 공진방식(DCRSㆍDipole Coil Resonance System)을 사용해 5m 떨어진 곳에 209W(와트)를 무선으로 전송하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스마트폰 40대를 동시에 충전하거나 선풍기 5대를 켤 수 있으며 초대형 LED TV도 켤 수 있는 전력량이다.
장거리 무선전력 전송기술은 지난 2007년 미국 MIT에서 자기결합 공진방식(CMRS, Coupled Magnetic Resonance System)을 사용해 2.1m거리에서 60W 전력 전송에 성공한 이후 세계적으로 커다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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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유레카관 실험실에 설치된 200W급 DCRS. 5m 거리에서 LED TV를 켤 수 있다. |
그러나 이 기술은 복잡한 코일구조와 큰 부피, 10MHz 이상의 높은 동작주파수로 인한 낮은 효율, 온도변화 등 주변 환경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한 특성 등의 문제로 개발된 지 6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상용화되지 못했다.
임 교수팀은 이 같은 기존 기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이폴 코일 공진방식(DCRS)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코일 수를 2개(송신코일, 수신코일)로 줄이고 최적화된 다이폴 구조의 고주파 자성체(페라이트 코어)를 사용해 부피(가로 3m × 세로 10cm × 높이 20cm)를 크게 줄였다. 또한 주파수 변동이 적어 주변 환경변화에는 기존기술보다 20배 이상 강인하면서도 100kHz대의 낮은 주파수에서 동작해 효율이 상승, 실용화에 성큼 다가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한수원과 공동으로 개발중인 원전 사고 대비 소형 비상전원에도 이 기술을 적용해 지난 3월 7m 거리에 10W의 전력을 전송하는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임춘택 교수는 “과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시 계측기에 공급되는 전원이 상실돼 내부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피해가 더 커진 면이 있는데 이 기술을 원전에 도입하면 사고 시 대책마련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전기선으로 직접 연결해서 쓰는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효율이 떨어지고 비싼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와이파이 존(Wi-Fi Zone)처럼 특정 장소에 접근하면 별도의 충전기가 필요 없이 무선으로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성과는 올해 3월 국제전기전자공학회 전력전자 저널(IEEE Trans. on Power Electronics)에 게재됐다.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