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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며시 사라지는 ‘캐주얼데이’
뉴스종합| 2014-04-18 11:10
기업들 유동성 악화로 분위기 뒤숭숭
직원들 스스로 튀는 복장 · 행동 자제

쏟아지던 자기계발 프로그램 줄고
수익 등 성과연계 독려 분위기 확산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A 과장은 지난 해까지 매주 금요일이면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출근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청바지 대신 양복을 입는다.

이 기업은 2000년대 중반부터 매주 금요일을 ‘캐주얼데이’로 지정, 직원들이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출근하도록 해왔다. 그러나 불황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지난 해 하반기부터 회사 경영 상황이 크게 나빠지면서 캐주얼데이도 슬며시 자취를 감췄다.

회사가 제도를 없앤 것이 아니라 직원들 스스로 캐주얼 복장을 지양하면서다.

A 과장은 “회사 사정이 어렵다보니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런 상황에서 튀는 행동으로 윗분들 눈에 띌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 캐주얼 복장을 입지 않게됐다”고 털어놨다. 같은 회사의 B 대리도 “누가 입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부터 금요일에도 양복을 입고 오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불황으로 기업의 경영 사정이 악화되면서 이른바 ‘소통 경영’의 일환으로 진행되던 각종 프로그램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캐주얼데이를 비롯해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었던 프로그램이 축소되고 업무 성과를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최근 3년 연속 영업이익이 하락한 또 다른 기업은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독려하던 프로그램을 최근 축소했다. 지난 3월까지는 직원들이 건강 관리, 학습 계획 등 개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는 정도에 따라 연말 평가에 반영했다. 업무 성과 만이 아니라 자기계발을 열심히 하는 직원을 높게 평가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수익성 향상 등 회사 성과와 연계되는 개인목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자기계발 목표는 연말 평가에 반영되지 않게 됐다. 회사 측은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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