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한국미술계 큰 획 그은 작품을 만난다…‘예술원 60년’ 전
라이프| 2014-04-18 16:36
[헤럴드경제= 이영란 선임기자] 어렵고 척박한 시기를 헤쳐온 이들이 있어 한국 미술계는 한결 풍성해졌다. 그리고 오늘 국제 미술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발전했다. 우리 미술계에 큰 획을 그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묵직한 전시가 개막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17일 막을 올린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주년’전이 바로 화제의 전시다. 가볍고 산뜻한 전시가 주를 이루는 요즘 미술계에서 모처럼 만나는 진지한 전시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인 춘곡 고희동, 세련된 수묵실경화로 한국 산수의 새 시대를 연 청전 이상범, 해방 후 현대추상의 기치를 높이 치켜든 김환기, 현대식 미술교육으로 후학을 길러낸 장발, ‘바보산수’의 작가 김기창. 이들의 공통점은 예술원 회원이었다는 점이다. 이들을 비롯해 도상봉, 김은호, 장우성, 오지호, 유영국, 박노수, 남관, 이대원, 전뢰진, 윤영자, 윤명로, 이종상, 서세옥, 김흥수 등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권옥연 ‘달밤’. 낡은 무명천에 투영된 둥근 달과 그 아래 초가가 우리 겨레의 서정을 잘 보여준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관장 정형민)은 대한민국 예술원 미술분과의 작고회원 35명과 현 회원 22명 등 57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대한민국 예술원 개원 60년, 어제와 오늘’전을 마련했다. 

우리나라 예술의 향상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설치된 예술원의 개원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 전시에는 한국 근현대미술 발전을 주도해온 예술원 작가들의 회화및 조각, 서예 등 79점이 출품됐다. 따라서 오랜 세월 맥을 이어온 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일본 유학시절 서양화를 전공했으나 동양화 작업도 병행한 고희동의 ‘하경산수’(1965년작)를 비롯해, 한국의 산하를 단순하게 응축해낸 김환기의 대표작 ‘운월’, 힘찬 붓놀림이 압권인 김기창의 ‘군마도’ 등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작고작가들의 대표작이 출품됐다. 파리화단에서 ‘푸른 추상’으로 이름을 날렸던 남관 화백, 서예계에 ‘소전 체‘를 남긴 소전 손재형, 완성도 높은 추상을 구가해온 ’산‘그림의 작가 유영국 등의 작품도 내걸렸다. 

이준 ‘소리A’.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또 현재 생존한 예술원 회원 중에는 깔끔한 ‘신사화가’ 이준의 추상화, 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정겨운 구상조각의 거장 전뢰진의 돌 조각, 한국 수묵추상의 개척자인 서세옥의 ’인간‘ 시리즈가 나왔다. 또 천경자, 문학진, 오승우, 민경갑, 최종태, 엄태정의 작품도 포함됐다.

작고작가의 출품작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대부분이며, 현존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작가가 소장 중인 작품이다. 아흔, 여든의 노작가들은 “요즘 내가 어떻게 작업하는지 보여주고싶다”며 2000년도이후 작품을 내놓은 작가도 상당수에 달한다. 

류경채 ‘폐림지 근방’.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1954년 문을 연 대한민국 예술가의 대표기관인 예술원은 문학, 미술, 음악, 연극·영화·무용 등 4개 분과로 구성됐으며, 100명 정원에 현재 회원은 88명이다. 전시는 오는 7월 27일까지. 무료관람(덕수궁입장료 1000원 별도). 02-2022-0600

yrlee@heraldcorp.com

윤명로 ‘고원에서’.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김흥수 ‘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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