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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쿠차, RBC헤리티지 우승…최경주는 31위
엔터테인먼트| 2014-04-21 11:01
“미친 벙커샷이 살렸다.”

미국 CBS스포츠가 이 제목과 함께 홈페이지에 올린 영상은 맷 쿠차(미국)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헤리티지 최종라운드 18번홀(파4) 세번째 샷이었다.

두번째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린 쿠차는 세번째 샷을 위해 벙커 모래에 두 다리를 단단히 고정했다. 홀까지는 약 20m. 이전 17번홀에서 어이없는 3퍼트로 공동 선두를 허용한 쿠차는 다소 긴장한 듯 한 번 숨을 몰아쉰 뒤 샷을 했다. 딱 알맞은 모래양과 함께 벙커를 탈출한 공은 그린 위를 구르더니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갔다. 쿠차는 모자를 벗어 환호성을 내질렀다. 극적인 역전 우승을 확신한 순간이었다.

쿠차가 21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7101야드)에서 열린 RBC헤리티지 4라운드에서 시즌 첫승과 함께 통산 7승을 달성했다.

이날 버디 8개에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두른 쿠차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적어내며 루크 도널드(잉글랜드·10언더파 274타)에 한 타 차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104만4000달러.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7위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쿠차는 전반에만 6타를 줄이는 맹렬한 기세로 추격에 나섰다. 반면 10번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한 도널드는 11번홀과 12번홀(이상 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지만 쿠차를 쫓는 신세가 됐다.

1타차 선두를 달리던 쿠차는 그러나 17번홀(파3)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 티샷을 홀 1m에 붙였지만 3퍼트를 하면서 보기를 적어내 도널드와 공동 선두를 허용한 것.

그러나 18번홀에서 결정적인 샷이 나왔다. 벙커에서 날린 세번째 샷이 홀컵에 들어가 버디로 마무리하며 다시 한 타차로 앞섰고, 쿠차는 클럽하우스에서 도널드의 마지막홀을 기다렸다. 도널드는 18번홀에서 35m를 남기고 친 어프로치샷이 홀을 외면하면서 버디를 놓쳐 연장 기회를 날렸다. 쿠차는 경기 후 “벙커에서 날아간 볼이 홀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볼 수 없을 정도로 숨이 막혔다”며 기쁨을 표했다

도널드와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재미동포 존 허(24)는 합계 9언더파 275타를 쳐 벤 마틴(미국)과 공동 3위에 올랐다. 최경주(44·SK텔레콤)는 마지막날 2타를 잃고 공동 31위(이븐파 284타)에 그쳤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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