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희비 엇갈린 슈퍼리치…대러제재ㆍIPOㆍ주가등락 따라 울고 웃고
뉴스종합| 2014-04-22 10:05

올들어 슈퍼리치들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단 3개월여 만에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여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억만장자가 있는 반면, 우울한 연초를 보내고 ‘잔인한 4월’을 맞이하는 이들도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에 따르면 지금 가장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부호는 세계 2위 갑부이자 멕시코의 통신재벌인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이다. 연초 통신시장 독점 혁파를 내세운 멕시코 정부가 아메리카 모빌, 텔맥스 등 슬림의 통신왕국에 잇달아 규제의 칼끝을 겨누면서 그의 자산에선 올들어 65억달러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의 자산에선 올해 65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자료=위키피디아]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도 올해만큼은 불운의 사나이다. 무리한 문어발 투자에 기술주 추락 추세에 따라 아마존 주가가 올들어 17.3%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베조스의 자산은 덩달아 63억달러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타격을 입은 자산가들도 있다.

이른바 ‘푸틴의 친구들’로 지난달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명단에 오른 겐나디 팀첸코가 대표적이다. 세계 4대 석유 거래업체 군보르 그룹을 설립한 팀첸코는 서방 제재 사태를 겪으며 총자산의 29%(32억달러)가 순식간에 증발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서방의 대러제재로 총자산의 29%를 날리게 된 겐나디 팀첸코 군보르 그룹 설립자.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미국의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자료=블룸버그]

러시아 4대 철강기업 노보리페츠크철강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리신 회장도 우크라이나 위기로 주가가 급락, 39억달러 손해를 봤다. 손실액은 총자산의 26.8%에 이른다.

또 러시아 최고 부호 알리세르 우스마노프 가즈프롬인베스트홀딩 CEO 역시 러시아 통신기업 메가폰, 메일루그룹 등 보유 자산 가치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하락하면서 자산이 34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올해 초대박을 터뜨린 슈퍼리치도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창립자 마윈(馬雲) 회장이 그 행운의 주인공이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알리바바가 이달 내 뉴욕 증시에 입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마윈 회장의 자산은 올들어서만 78억달러 늘었다. 이에 따라 그의 자산은 115억달러로, 지난 연말에 비해 무려 215.1% 불어났다.

올해 최고 대박을 터뜨린 마윈 알리바바 회장 [자료=위키피디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는 나란히 43억달러, 36억달러 자산 증가를 기록, 역시 ‘마이다스의 손’임을 입증했다.

아울러 최근 부동산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최대 부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 그룹 회장도 올해 자산을 24억달러 불리는 데 성공했다.

한편 BBI 5위와 6위로 올라선 텍사스 석유재벌 ‘코크 형제’가 눈에 띈다.

석유기업 코크인더스트리를 소유한 찰스(왼쪽)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의 자산을 합치면 빌 게이츠보다도 많아진다. [자료=포브스]

미국 거대 석유기업 코크 인더스트리 대주주인 찰스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는 올해 자산을 각각 6억2210만달러씩 늘려, 총 509억달러를 보유한 대부호가 됐다. 이들 형제의 자산을 합치면 1000억달러를 넘어, 현재 세계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의 재산(795억달러)을 크게 추월하게 된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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