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머티리얼, 獨보쉬 자석소재 추가 공급권 획득
日TDK와 유럽 특허소송도 승리
독일 車시트 전문업체 브로제
희토류자석 대체품 개발 요청도
‘공정표준 세계화’ 위해 구슬땀
세계 자석소재 시장에서 쌍용머티리얼(대표 김진영)의 입지가 성큼 커졌다. 이 회사는 올들어 일본 업체를 제치고 독일 보쉬그룹으로부터 페라이트자석 추가 공급권을 따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는 지난해 11월 독ㆍ일 합작사인 BTMT가 경쟁력 문제로 문을 닫자 그 물량의 절반을 일본, 중국 업체가 아닌 쌍용머티리얼로 돌렸다.
이에 따라 보쉬 페라이트자석의 33% 가량을 쌍용이 공급하게 됐다. 쌍용은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세계 최대 자석소재 업체인 일본 TDK 사와 7년에 걸친 유럽 특허소송에서 승리, 세계시장 공략 발판을 마련했다. 또 같은 독일의 브로제(Brose) 사로부터는 최고 등급의 페라이트자석 개발 주문도 받았다.
지난 16일 대구 본사에서 만난 김진영(58) 쌍용머티리얼 대표는 “올해 2월 설비를 연산 2400t 늘린 1만8000t으로 증설하고 최적화 작업을 거쳐 최근 본가동에 들어갔다”며 “현재 4조3교대로 풀가동 중이지만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9년까지 2만1600t으로 추가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각종 모터의 핵심부품인 자석은 산화철 기반 화합물인 페라이트자석과 희토류(네오디뮴)자석으로 나뉜다. 시장규모는 자동차부품, 가전용으로 쓰이는 페라이트가 8000억, 의료ㆍ정보통신기기용 희토류자석이 4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문제는 네오디뮴(Nd) 시장 90%를 점유한 중국의 가격무기화로 수급이 불안하고 가격 급등락으로 안정적인 소재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희토류 대체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쌍용머티리얼은 이 중 페라이트시장의 12%를 점유하고 있다. 올해 증설과 함께 보쉬 공급으로 시장점유율은 15%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전동시트, 도어모듈 등으로 연매출 8조원 가량 올리는 브로제는 희토류자석을 대체할 페라이트자석 개발을 쌍용에 요청했다. 이달 초 브로제의 글로벌 협력사 초청 행사(Brose Innovation Day 2014)에 아시아 업체로는 유일하게 쌍용이 초대받았다.
브로제는 12재(12Grade) 수준의 고품질 페라이트 자석까지 생산하고 있는 쌍용에 이를 2, 3단계 뛰어넘는 15재 자석을 2016년까지 개발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진영 쌍용머티리얼 대표가 최근 신규 증설한 포항공장의 페라이트자석 생산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
김 대표는 “올해 실험실 수준의 15재 자석 개발은 가능하고, 내년이면 양산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며 “브로제까지 공급이 확대될 경우 회사는 한 단계 더 큰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도 따랐다. 쌍용머티리얼에는 ▷BTMT의 공장폐쇄와 함께 ▷메이저업체 희토류 우회전략 ▷일본 경쟁사(TDKㆍ히타치)의 희토류자석 위주 사업재편 등의 기회가 절로 찾아들었다.
김 대표는 “한국의 소재산업은 중ㆍ일의 샌드위치라고 하지만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는 적지 않은 경쟁력”이라며 “향후 고성능 페라이트의 공정, 소재 등의 표준을 정해 세계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980억원의 매출을 올린 쌍용머티리얼은 보쉬 공급건으로 올해 100억원 가량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