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신흥국 두번 울리는 P&G…살인적 인플레 시달리는 신흥국에서 가격인상 추진
뉴스종합| 2014-04-24 09:36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세계 최대 생활용품 제조사 프록터앤드갬블(P&G)이 가뜩이나 힘겨운 신흥국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최근 정정불안으로 우크라이나, 러시아, 터키, 베네수엘라 등 신흥국의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P&G가 제품가격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P&G는 올 1분기에 5대 브랜드 가운데 4개 브랜드 매출이 감소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터키, 베네수엘라 등 신흥국에서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샴푸 ‘팬틴’, 면도기 ‘질레트’, 기저귀 ‘팸퍼스’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존 모엘러 P&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FT에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시장에서 항상 그래왔듯 이들 신흥국에 대한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통화가치가 하락해 같은 물량을 팔아도 수익이 줄었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P&G의 이런 ‘엄살’과는 달리, 지난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이 크게 줄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판매액은 20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순이익은 26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오히려 2% 증가했다.

이 때문에 P&G가 이익을 더 챙기기 위해 가뜩이나 경제불안으로 인플레가 극심한 신흥국에서 제품 가격을 올리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크림과 동부 분리 사태가 계속되면서 흐리브냐화 가치는 올 들어 50% 하락해 사상 최저까지 떨어졌으며, 인플레이션은 올해 12~14%가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경제난 때문에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던 나라다. 이 나라 생필품의 70%는 수입품으로 공식통화 볼리바르화 하락으로 생필품가는 오를 대로 올랐다. 러시아 루블화는 약세를 멈췄고, 터키 리라화는 이달 들어 강세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FT는 “최근 P&G가 일부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이 경쟁사의 값싼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바람에 역풍을 맞은 바 있다”고 꼬집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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