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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메이저리그 왜?…강속구 투수 늘어 투고타저 심해져”
엔터테인먼트| 2014-05-03 21:27
美SI誌 “개막 한달 삼진수, 단타수보다 많아”
유일한 해결책으로 스트라이크존 축소 제시



[헤럴드생생뉴스]미국프로야구(MLB)의 투고타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 전문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이하 SI)는 1일(이하 현지시간) 발간한 최신호에서 ‘삼진의 위기’라는 글을 싣고 강속구 투수의 증가와 넓은 스트라이크존 탓에 타자들의 삼진 수가 늘고 있다며 이는 경기의 재미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SI는 올해 정규리그 개막 한 달을 맞은 지난 27일 현재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삼진 비율이 20.8%에 달해 작년 4월 삼진 비율(20.2%)보다 높았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날까지 투수들이 낚은 총 삼진의 숫자는 5천977개로 타자들의 단타 수(4천273개)보다 훨씬 많았고 타자들이 친 전체 안타(6천364개)와 맞먹는 수준을 보였다.

시즌을 통틀어 타자들의 전체 단타 수가 삼진수 보다 많은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진 30년 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이를 두고 SI는 투수들이 과거 조연이었다면 지금은 미식축구의 쿼터백처럼 경기를 조율하는 주연으로 바뀌었다고 비유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하나 야구의 종가 격인 메이저리그는 점수를 뽑아야 이기는 경기의 특성상 투수보다 매일 출전하는 슬러거 또는 홈런 타자를 더 융숭하게 대접해왔다.

SI가 분석한 내용을 보면, 아메리칸리그에 지명 타자 제도가 도입된 1973년부터1985년 사이 타자들의 삼진 비율은 12.5%∼14%에 머물렀다.

그러나 2007년 17%를 넘은 이래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증가해 2013년 역대 가장 높은 19.9%까지 치솟았다.

SI는 투수들의 구속이 10년 사이 평균 시속 2마일(3.2㎞) 가까이 상승한 점을 삼진 증가의 원인으로 짚었다.

2002년 시속 89.9마일(145㎞)이던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2013년 91.7마일(148㎞)로 늘었다.

시속 150㎞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지는 광속구 투수도 2002년 40명에서 지난해 95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투수 분업화로 6∼7이닝을 던지는 선발 투수에 이어 등판하는 셋업맨(8회)과 마무리(9회) 등 구원진에 강속구 투수들이 대거 포진한 것도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삼진 수가 늘어나는 이유다.

구원투수의 탈삼진 비율은 22∼35%에 달한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소방수 크레이그 킴브럴은 2012년 타자 절반을 삼진으로 잡았고, 지난해에는 탈삼진 비율 47.

8%를 기록했다.

투수들의 위세가 세진 만큼 타자들의 어깨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지난해 경기당 평균 득점은 1992년 이후 최저인 4.17점에 그쳤고, 평균 출루율 역시 2004년 이래 최저인 0.318에 불과했다.

SI는 흥미를 반감시키는 투고타저 추세를 막으려면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존을 더 엄격하게 좁히는 길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다수 메이저리그 심판들이 규정에 나온 스트라이크 존보다 상·하를 좁게, 좌·우를 넓게 본다는 게 SI의 설명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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