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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수도권 표심…상황따라 시절따라 바뀌는 서울, 경기, 인천 표심
뉴스종합| 2014-05-07 10:19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6ㆍ4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가 수도권 표심을 뒤흔들고 있다. 세월호 침몰 이후 보여준 정부의 무능과 집권 여당에 대한 불신이 여론에 반영되며 여야 후보간 지지율 추세가 뒤바뀌고 있으며, 당내 경선을 앞둔 후보간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당초 여권 내에서는 서울 경기 등 2곳에서 우세가 점쳐졌으나, 세월호 침몰 이후에는 1곳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하는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이 같은 위기감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여당 후보의 추격이 거세던 서울시장 대결에서는 야당 우세로 돌아섰으며, 인천시장 후보간 지지율에서도 세월호 사고 이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지사 후보의 경우 여당 후보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야당 후보가 결정될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가장 뚜렷한 곳은 ‘서울’과 ‘인천’이다. 서울의 경우 세월호 사고 이전 마크로빌 엠브레인 조사에선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약간 앞섰으나, 5월초 메트릭스 조사에서는 박 시장의 지지율이 49% 선으로 올라서면서 정 후보(37%)와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 후보 자녀의 ‘국민미개’ 발언이 여론에 악영향을 미쳤고 ‘정부 심판론’에 힘이 실리면서 여당 후보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황식 서울시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 기초 후보들이 자기 선거공보물에 어떤 시장 후보의 사진을 쓸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데, 최근 경선현장에서 김 후보의 사진을 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일선에서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 지역도 세월호 침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지난 3월 출마할 당시 유정복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경우 송영길 인천 시장에 비해 지지율이 앞서기도 했지만, 5월 초 조사에서는 송 시장이 약간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왔다. 유 후보의 경우 세월호 침몰 책임론에 휩싸이면서도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당내 경선 결과도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나마 경기지역의 경우 남경필 새누리당 예비 후보의 지지세가 견고한 모습이다. 하지만 지지율 자체가 하향 추세에 있어 불안하다. 또 현재 3명의 야당 후보가 1명으로 줄어들 경우 야당과 박빙의 승부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들린다. 새누리당 경기시당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우 30,40대 연령층이 많아 진보 성향이 다른 지역보다 뚜렷하다”며, “세월호 여파가 있겠지만, 결국 투표율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수도권 3곳에서 경고음이 울리면서 새누리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재의 분위기대로라면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먼저 오는 9일 인천, 10일 경기, 12일 서울로 이어지는 경선 흥행에 성공해 본선 후보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한편,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세월호 침몰 여파가 오히려 여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세월호 여파가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지며 투표율이 낮아질 경우 수도권 3곳에서 여당이 모두 승리할 수 있다는 지적. 신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이 40%대 중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며, “새누리당 지지층이 투표를 많이 하기 때문에 서울 경기 인천의 경우 모두 여당이 유리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pd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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