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외로운 불곰, 판다에 러브콜…러-中 新밀월시대
뉴스종합| 2014-05-12 10:58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우크라이나 사태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중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ㆍ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의 투자 자금 유치와 함께 이들을 위한 규제 완화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투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항을 전격 방문하는 등 자신감을 드러내게 만들 수 있고, 중국으로서는 러시아 자원개발의 이권을 챙길 수 있어 ‘누이좋고 매부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수의 관계자들을 인용, 러시아가 천연자원 개발 인프라 구축, 부동산 등 각 분야에 중국의 투자를 이끌어내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할린 프로젝트. [사진=위키피디아]

러시아의 이같은 행보는 중국에도 커다란 기회다. 조지 부제니사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철광석부터 석탄까지 중국이 원자재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러시아의 프로젝트 참여에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에너지 기업 메켈 OAO의 야쿠티아 지역 엘가 석탄 광상(鍵床)이나 에브라즈와 알로사 OAO의 티미르 철광산 등이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정부는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부총리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후 엘가 지역 개발 협력 내용을 공개했으며 동시에 중국도 사할린 프로젝트 3 등 석유ㆍ가스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탄산칼륨 생산회사인 우랄칼리 OAO에 대규모 투자를 했으며 지분 12.5%를 갖고 있다. 지난 2012년 중국북부산업은 러시아 억만장자인 올렉 데리파스카의 회사들과 니켈, 구리 등을 함께 개발하기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러시아의 주요 언론인 코메르산트는 지난 5일 러시아가 크림반도 합병 이후 이곳을 잇는 다리를 건설하는데 중국의 도움을 구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케르치 해협을 가로질러 크림 반도로 이어지는 이 다리는 건설비용만 500억루블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각국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비공식적인 투자 제한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적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러나 최근 러시아는 ‘철의 장막’이 무너진 이후 가장 강력한 서방의 경제제재를 통해 주가, 루블화 가치 폭락 등 여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하향조정하며 침체에 빠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아시아로 눈을 돌렸고 여기에 아시아의 맹주 중국이 있었다. 이미 러시아와 중국은 수천억달러 규모의 장기 에너지 개발 사업 등을 통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12년 러시아의 중국과의 무역 규모는 956억달러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고 강조했다.

이미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TV연설을 통해 중국이 글로벌 경제 1위 국가로 향하고 있다는 것은 “꾸밈없는 사실”이라며 두 나라의 관계를 개선하고 양국의 연합이 현대 국제 관계를 수립하는데 영향을 미칠 “중요한 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달엔 러시아와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회의를 통해 러시아 내 중국인 투자자들의 사업 허용범위에 대해 논의하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면 개방에 대해선 조심스런 입장이다. 특히 금, 백금, 다이아몬드, 첨단기술 프로젝트 등 주요 사업 분야는 ‘레드라인’을 설정하고 제한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를 통해 관계자들은 밝혔다. 또한 민족적 긴장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중국인들의 대량 이주도 제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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